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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코로나19' 사무실 근무 편견 깨졌다 …"집에서 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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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바이러스 예방효과도 있지만 편견 깨니 업무효율"…알서포트 등 원격업무시스템 덩달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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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365 협업 툴인 팀즈(Teams) 화상회의를 이용하는 모습/사진제공=한국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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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본사가 있는 서울로 출·퇴근을 중단했다. 회사가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회의시간에 맞춰 카메라 앞에 앉으면 서울에 있는 팀 동료들도 하나둘 접속한다. 집에서 일하면 아무래도 업무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의외로 이동시간이 줄어든 대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외국계 제약사 영업직으로 일하는 B씨는 2주 전부터 재택근무 중이다. 고객사인 일부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출입자제 공문을 회사로 보냈고 회사에서도 당분간 재택근무를 권했기 때문. 그는 메일·전화와 카카오톡·텔레그램으로 일하고 불가피한 외부 미팅만 진행하는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와 원격회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면근무를 선호하는 문화에도 업무 집중도가 낮아 비효율적이라는 재택근무에 대한 편견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화상 회의 및 원격 제어 시스템 솔루션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품 문의가 평상시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12일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필수인력에 한해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비조치의견서를 전달하면서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권의 도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내부통신망과 외부통신망을 분리 운영하는 '망분리'를 해야해서 그간 집이나 외부에서는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했다. 재택근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는데 금융위가 이번에 법규 위반이 아니라고 확인해 준 것이다.

화상회의 솔루션업체 알서포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평상시 대비 화상회의 제품 문의건수가 100% 이상 늘었다"며 "기업은 물론 화상수업을 진행하려는 대학·학원 등에서도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서포트는 지난달 말 이후 자사의 화상회의 시스템 '리모트미팅'과 원격 제어시스템 '리모트뷰'를 3개월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주명 알서포트 팀장은 "원래 우리 제품을 쓰고 있던 일본의 한 대기업에서도 아이디를 2만개에서 12만개로 늘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서버를 현재 가용서버 대비 두 배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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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 사용 모습. /사진제공=시스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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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시스템 수요 늘자 '줌' 주가 두배↑

초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재택근무를 택했는데,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주요 기업들의 근무 형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하면서 재택근무를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과 골드만삭스, HSBC, 스탠다드차타드, P&G 등이 이미 도입했고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를 아예 상시화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업무용 화상회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IT기업 줌(Zoom)의 주가는 나스닥 시장에서 연초 저점(67.28달러) 대비 최근 105.29달러로 56.5% 올랐다. 중국 춘절 이후 재택근무를 도입한 중국 기업이 급증하면서 사용자가 늘어난 덕이다. 알리바바·텐센트를 필두로 한 대다수 중국 IT기업들이 춘절 이후에도 재택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업 제품은 50~200명이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가능하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에 초점을 잡아주는 등 업무용 회의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기업들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조치를 속속 도입했다. 통신사 NTT도코모는 이달 17일부터 약 20만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회의를 지양하고 가능한 화상 회의나 전화 회의로 대체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일본 인터넷 서비스기업인 'GMO 인터넷그룹'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지난달 27일부터 약 3주간 시부야·오사카·후쿠오카 소재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구마가이 마사토시 회장은 "재택근무를 시작한지 3주가 됐는데 실적에 영향이 거의 없었다"며 "이 결과를 확인하니 역세권에 사무실을 임대할 필요가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 근무방식도 바뀔까…국내 화상회의 문의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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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1500억~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화상회의 서비스 시장 규모도 올해를 계기로 '퀀텀점프'가 기대된다. 국내 화상회의 시장은 글로벌 시장규모 추정치 12조원에 불과하면 1~2% 수준에 불과했다.

시스코코리아는 자사 영상회의 솔루션 한국 내 사용량이 1월 대비 약 두 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아시아 전체 사용량은 3배 넘게 증가했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기업 뿐 아니라 개강을 앞둔 대학에서도 유료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MS 관계자도 "코로나 이후 화상회의 기능 관련 문의 건수는 평소 대비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상회의 솔루션은 대면 미팅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 규모상 단시간에 급성장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던 분야"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생각지 못한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박계현 기자 unm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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