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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스라엘 성지순례 후 코로나 대거 확진… 가톨릭신문사 본사 2곳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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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덮친 우한 코로나… 경북 북부서 18명 확진
광주대교구·안동교구, 다음달 초·중순까지 미사 중단

우한코로나(코로나19)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성지순례단은 신천지와 무관하고, 이스라엘도 코로나 청정국이어서 감염 경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한 가톨릭신문사는 서울본사와 대구본사 등 사무실 2곳을 모두 폐쇄하고, 직원들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조선일보

/가톨릭신문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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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디오니시오 신부는 22일 밤 신문사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가톨릭신문사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김 신부는 "안타깝게도 저희 신문사가 운영하고 있는 성지순례 투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가톨릭신문사는 전사적으로 대응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앞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신문사에 따르면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 투어팀 직원 A씨는 성지순례 가이드 자격으로 경북 안동·영주·의성 지역 여행객 38명과 이달 8~16일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이 가운데 경북 예천군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59세 여성이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을 포함해 안동·영주·영덕·예천·의성 등지에 거주하는 순례객 18명에 대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신문사는 서울본사와 대구본사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자가격리를 지시했다. 서울본사는 물론 대구본사 사무실도 폐쇄하고 소독을 실시했다.

A씨도 21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22일 오전 확진자로 최종 판정됐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8일부터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에 출근했다는 게 신문사의 설명이다.

김 신부는 "가톨릭신문사는 서울본사와 대구본사라는 양대 본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며 "C직원이 출근 이후 대구본사로 이동한 적은 없지만, 양대 본사 체제 특성상 이 기간에 양 본사를 오가며 근무한 직원들이 있어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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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 사무실이 폐쇄돼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가톨릭신문사는 A씨와 밀접 접촉한 대상자들은 전원 검사를 의뢰했다.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접촉자 및 이동경로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등 2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순례지였던 이스라엘에도 코로나19 확진 관련 내용을 알려 현지 가이드와 버스기사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하도록 했다. 현지 가이드는 감염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순례객들이 묵었던 호텔에도 상황을 알리고 방역작업을 요청했다.

한편 천주교 안동교구는 다음달 13일까지 3주간 미사를 중단하고 교구 내 성당 40곳 등 모든 시설을 폐쇄한 뒤 방역에 들어갔다. 안동교구는 경북 안동시를 비롯해 영주시·의성군 등 경북 북부지역을 관할한다. 안동교구 측은 "이 기간동안 신자들이 모이는 모든 모임 및 회합, 행사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다음달 5일까지 미사와 모든 모임을 중단하기로 했다. 광주대교구 측은 "감염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더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의 위기 대응조치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긴급지침을 공지한다"고 했다. 광주대교구 미사가 전면 중단된 것은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성당은 개방한다. 성당을 방문하는 신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손 소독제를 비치한다.

'재의 수요일 전례'도 생략하고, 일반적 병자영성체 의식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위급한 병자에 대해서만 사제가 마스크를 쓰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 상태에서 병자성사를 하도록 했다. 고해성사도 성당 내 고해소가 아닌 환기가 잘 되는 개방된 곳에서 하도록 조치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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