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전철타고 귀가하라"더니…크루즈 하선 일본인 첫 양성 판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치기현 60대 여성 귀가뒤 발열 시작

실제로 대중교통 귀가,한차례 외출도

"다른나라는 격리하는데…너무 안이"

하선한 승객중 23명은 검사도 누락

일 후생노동상 "실수 깊이 반성한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음성판정을 받고 귀가했던 60대 일본인 여성이 지난 22일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중앙일보

지난 11일 오후 요코하마항에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주변으로 많은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이 여성은 크루즈선내에서 실시된 검사에선 지난 15일 음성 판정을 받고, 19일 도치기(栃木)현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21일 고열(38.7도)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22일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승객들중 발열과 기침 등의 증세가 없고,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970명을 지난 19~21일 배에서 내리게 했다.

"승객들을 객실내에 머물도록 하는 등 격리조치가 실시된 지난 5일 이후엔 감염 가능성이 낮다. 잠복기간 등을 고려할 때 (2주일이 지난)19일부터는 하선해도 된다"는 논리였다.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해도 된다"면서 일상생활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고, 실제로 하선한 승객들 중 상당 수가 대중 교통을 이용해 귀가했다.

중앙일보

19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승객들을 태운 버스가 요코하마역에 도착했다. [윤설영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2일 양성 판정을 받은 도치기현의 60대 여성도 지난 19일 크루즈에 함께 탔던 70대 남편과 함께 대중교통편으로 집 부근의 역까지 이동한 뒤 지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귀가했다.

그리고 장을 보기 위해 한 차례 외출도 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19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승객들을 태운 버스가 요코하마역에 도착했다. [윤설영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크루즈선내 자국민들을 전세기 등으로 귀국시킨 미국·호주·한국 등이 2주간의 격리 기간을 설정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일본 정부의 판단에 "너무 안이한 대처"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기자회견을 한 도치기현의 지사도 "음성 판정을 받고 하선한 분이 양성으로 바뀌고 말았다"며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으니, 정부가 한 발 더 적극적인 대응을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미국(18명)과 호주(6명), 이스라엘(1명) 등 크루즈선에서 내려 귀국한 이들이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확인됐지만, 일본 정부는 "결과적으로 양성이었는데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하선한 사례들이거나, 감염자와 같은 방을 쓴 밀접 접촉자 등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중앙일보

18일 오후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내 한국인들을 이송하기 위한 공군 3호기가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 중에도 하선 뒤 양성 판정을 받은 승객이 나타난 만큼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후생노동상은 22일 밤 기자회견에서 "지난 19~20일 하선한 승객 717명 중 23명이 필요한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고 하선했다"고 밝혔다.

이들 23명은 가장 먼저 감염이 확인됐던 홍콩인 승객을 비롯해 5일 이전의 시점에서 증상이 나타났던 사람들과 밀접하게 접촉했던 이들이었다.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승조원들이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쓰고 객실에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 일본인 승객 H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일 이전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하선 전에 다시 한번 재검사를 받았어야 했지만 사무 착오 등으로 검사 대상에서 누락됐다는 것이다.

일본인이 19명, 4명은 외국 국적이다.

21일부터 부랴부랴 연락을 취해 검사를 재실시했거나 검사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다. 3명은 재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가토 후생노동상은 "이번 실수를 깊이 반성한다. 체크를 더 철저히 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일본에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일주일간 학교에 출근한 60대 중학교 교사, 노인요양시설의 60대 운전기사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전파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