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기생충 뜨자 짜파구리·필라이트·꽃게랑 `방긋`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사진 출처 = 유튜브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식음료 제품이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생충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농심에 따르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지난 10일) 직후인 이달 11~13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재료인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은 출고가 기준 60% 가량 급증했다. GS25에서는 지난 10~11일 짜파게티와 너구리 봉지면뿐 아니라 컵라면 매출도 33.7% 가량 늘었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해 만든 음식으로 2009년 온라인에서 한 네티즌이 조리법을 소개하며 화제가 됐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주인공이 짜파구리에 쇠고기 채끝등심을 넣어 부유층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등장했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영화 기생충팀의 청와대 오찬에서도 메뉴로 짜파구리가 식탁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농심은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미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심은 1971년 미국에 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해 1992년 현지 법인을 세웠다. 지난해 상반기 농심 미국법인 매출은 2274억원으로 전년 동기(1179억원)대비 92.7% 가량 증가했다. 2017년에는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키며 주류 시장에도 진입했다. 현재 농심의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15%다. 2025년 완공되는 서부 제2공장이 가동되면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짜파구리가 화제가 되자 농심은 유튜브에 11개 언어로 제작한 짜파구리 제조영상을 업로드하고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홍보활동에 나섰다. 또 미국 현지에서 짜파구리 컵라면 출시를 검토 중이다.

매일경제

농심 미국 `짜파구리` 홍보물. [사진 제공 = 농심]


하이트진로 발포주 '필라이트'도 기생충 효과를 톡톡히 봤다. CU에 따르면 이달 11~16일 필라이트 후레쉬 캔(500㎖)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38.9% 가량 증가했다.

극중에서는 기택(송강호)의 가족이 일반 맥주대신 필라이트를 마시며 짜파구리와 대조를 이루는 식음료로 등장했다. 발포주는 국내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돼 일반 맥주보다 세금이 낮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등에서는 필라이트 가격이 약 40% 가량 저렴하다.

하이트진로는 1988년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소주 '참이슬'과 맥주 '하이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연매출은 3000만달러(360억원) 가량이다. 다만 극중 화제가 된 필라이트 수출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 대신 소주 시리즈의 미국 내 판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주류 전문 체인인 베이브모어(BevMo!)와 참이슬후레쉬·진로24·딸기에이슬·청포도에이슬 입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발포주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낮고, 주세법이 다른 만큼 필라이트의 수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지난해 말 기준 7억캔 누적 판매를 돌파한만큼 국내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빙그레 `꽃게랑`. [사진 제공 = 유튜브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빙그레 스낵 '꽃게랑'도 깜짝 기생충 특수를 누렸다. 빙그레에 따르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꽃게랑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꽃게랑은 빙그레가 1986년 출시한 장수 스낵으로, 연매출 규모는 100억원 가량이다. 극중에서는 기택의 가족이 주류와 함께 즐기는 안주로 등장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별도의 홍보 활동이 없었음에도 불구 아카데미 시상식 기간과 맞물려 꽃게랑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2016년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 진출했다. 다만 스낵보다는 '메로나'와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류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간(141억원)대비 24% 가량 늘었다. 2017년부터는 미국 현지업체와 손잡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아이스크림류를 제조하고 있다. 이번 기생충 효과로 빙그레는 미국과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 진출 국가에서 인지도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생충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식음료 제품은 별도의 스폰서 계약을 맺지 않고 제작사 측의 협찬 요청으로 이뤄진 것인데도 불구 최상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기 위해 해외 시장 넓히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