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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광주 이어 수원도…천주교 미사 속속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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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2일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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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막바지, 전국이 코로나19로 초토화됐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확진자 제로(0)를 유지하며 청정지역으로 주목받던 강원 대전 인천 울산 부산 세종 등이 잇따라 뚫리면서 전국이 코로나19 사정권에 들었다.

코로나19 환자가 300명 넘게 발생한 대구는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운 주말을 보냈다. 하루 유동인구가 50만명이 넘는 동성로에는 오가는 사람이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붙인 점포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도 "손님이 찾지 않아 썰렁한 하루를 보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든 것 같아 어떻게 먹고살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주말 내내 종교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국민도 적지 않았다. 신천지에 이어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에서도 확진환자가 집단으로 발병했기 때문이다.

23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9일간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경북도민 39명(서울 가이드 1명 포함) 가운데 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경북 안동 5명, 영주 1명, 의성 9명, 영덕 1명, 예천 1명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전 세계 가톨릭 교인이 모이는 장소여서 누구와 접촉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감염 경로까지 오리무중이어서 주민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안동시에 사는 김 모씨(46)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연결고리가 종교로 확인되고 있지 않느냐"면서 "코로나19 진정 국면 때까지 종교들이 앞장서 예배 등을 중단하거나 시설을 폐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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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광주 천주교광주대교구 임동주교좌성당에 미사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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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종교 행사가 많은 주말, 전국 교회와 사찰 등 종교시설은 여느 때와 달리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예배와 법회를 취소하는 곳도 늘고 있다. 교인 5000명이 넘는 강원도 강릉의 한 대형 교회는 주일 오전 예배를 제외한 다른 예배를 2주간 중단했고, 부산과 전북 교회들은 시설 출입을 통제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24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주일 미사와 교육, 행사, 각종 단체 모임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구대교구에 이어 광주대교구도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미사와 모든 모임을 중단한다. 광주대교구 미사가 전면 중단된 것은 교구 창설 83년 만에 처음이다. 인천에서는 인천시가 기독교·불교·천주교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활동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참여하는 종교시설이 늘고 있다. 인천지역 초대형 교회 중 한 곳인 주안교회는 22~29일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행사를 중단하며 교회 출입을 통제하고 유튜브 등으로 가정예배를 봤다. 이 과정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신도 1000명 이상인 교회 등에 직접 연락하며 동참을 호소해 주목받았다. 박 시장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강도 높은 예방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 17개 시도로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의 다양한 행정 조치에 불응하면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돼 조선대병원으로 옮겨졌던 A씨(24)가 도주극을 벌이면서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내 대형 서점에서 쓰러진 뒤 '신천지 신자' '대구 방문' '중국인 접촉' 등의 행적을 주장하다 119구급차를 타고 조선대병원에 도착했다 돌연 달아났다. A씨는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경기도 집으로 돌아갔지만 경찰은 코로나19 의심환자 행세를 한 A씨를 서점 영업 방해와 행정력 낭비 혐의 등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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