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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서울대, 30년만에 도서관 불 끈다…성대는 비상키트 2천개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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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한 결혼식장에서 하객들이 전원 마스크를 쓰고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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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학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대학가에서는 구내식당이나 도서관 등 학생들이 다수 이용하는 시설들을 일부 폐쇄하거나 이용 시간과 대상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신학기 개강을 2주가량 늦춘 가운데 아예 휴학을 결심하는 학생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2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이 대학 중앙도서관 모든 자료실과 열람실 이용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로 축소하기로 했다. 기존에 24시간 운영하던 중앙도서관 일부 열람실도 심야에는 문을 닫을 예정이다. 서울대는 중앙도서관 출입구 9개 중 5개를 폐쇄하는 한편 나머지 출입구 역시 중국 등 여행금지국가 방문 이력과 호흡기 증상 유무 등에 따라 출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있거나 최근 14일 이내 중국 홍콩 마카오 등 서울대병원 기준 여행금지국가 9곳에 다녀온 이력이 있다면 도서관 출입이 어렵다"면서 "또한 2주 이내 대구, 경북 청도 지역을 다녀온 학생도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울대가 24시간 불을 밝혔던 도서관을 일부 시간 폐쇄하는 것은 1980년대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이후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유학생이 3839명으로 가장 많은 경희대는 교내 건물에 대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데 이어 학술대회나 각종 회의 등 집단 행사를 위한 장소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 경희대는 또 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인 유학생 480여 명을 서울과 용인에 있는 두 캠퍼스 기숙사에 입소시킬 예정이다. 경희대는 유학생 1명당 화장실이 구비된 기숙사 방 하나를 쓸 수 있도록 배정하고, 매일 학생들에게 도시락과 생활필수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는 나머지 유학생들은 각자가 마련한 국내 거처에서 2주간 자율 격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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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이 3330명에 달하는 성균관대는 유학생들을 위해 마스크, 손소독제, 자가진단기 등이 담긴 '비상키트' 2000개를 마련했다. 유학생들이 원하는 주소지로 보내주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성균관대는 당초 23~24일 진행될 예정이던 학위복 대여 사업을 취소하고, 2월 학위 수여 대상자들이 8월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복을 대여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구내식당은 이미 폐쇄한 상태"라며 "중앙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 역시 폐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한국외대나 연세대 등 중국인 유학생이 다수 있는 대학들이 순차적으로 격리 대상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기숙사에 입소시킬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각 대학은 매일 학생들의 건강 상태나 외출 여부 등을 점검한다.

일부 대학들은 기숙사나 자가격리되는 유학생들의 도시락 비용 조달을 두고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학교당 수억 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도시락을 살 예산이 없다고 토로하는 학교들이 있다. 당초 교육부는 7만여 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따른 대학가 우려를 잠재우고자 각 대학에 "대학혁신지원사업비로 방역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써도 된다"고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도시락 조달 등 유학생 기숙사 격리에 드는 비용은 혁신지원사업비에서 쓸 수 없도록 제한했다. 또 정부가 지급하기로 한 예비비 역시 격리 유학생 식비로 쓰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내외 상황이 어수선해지자 아예 휴학을 결심하는 학생도 눈에 띈다. 집단 감염자가 속출한 대구에서는 특히 휴학을 문의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급증한 데 이어 한국 학생들도 재학을 주저하는 모양새다.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상시 구비해야 하는 방역 마스크를 조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체온계나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기준에 맞게 상시 구비해야 하는데, 특히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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