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확진 204→433→610명…`우한의 악몽`이 오버랩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코로나 공포 / 中 확산기만큼 빠른 증가세 ◆

매일경제

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신도로 있는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23일 구청 관계자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부산에서는 온천교회 신도를 포함해 확진자가 16명으로 늘어났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갈수록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번주 중 환자 숫자만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사흘간 연속 100명, 229명, 177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23일 확진자가 600명 선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브레이크가 풀려버렸다.

특히 보건당국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334명을 검사한 결과 유증상자만 1248명에 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당분간 신규 코로나19 환자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공포감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산지역에서도 신천지 교회 소속은 아니지만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에서 추가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종교시설 감염이 확산될 위험성이 커졌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 오후 9시 기준 국내 확진자 610명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가 300명을 넘는다. 국내 확진자 2명 중 1명은 신천지 교회 신도거나 신도와 접촉한 사람일 정도로 신천지 교회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결정적인 매개체가 됐다는 분석이다.

신천지발 집단 발병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의 감염원이 아직도 오리무중 상태인 가운데 질본은 31번 환자를 포함한 신천지 교인 7명이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매일경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1번 환자는 2월 7일 발병한 것으로 보이는데 7~10일 사이에 발생한 환자가 5~6명 있다"며 "어떤 감염원에 노출돼 7~10일에 1차로 집단 발병했고, 이후 16일 대구 예배를 전후해 14~18일께 2차 확산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본부장은 "주말 종교행사나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 제한적이지만 전파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며 "전파가 있었던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사람에 대한 자가격리와 집중 관리를 통해 추가 전파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확보된 신천지 대구교회 소속 교인 명단을 토대로 출입국 기록을 조회한 결과 중국을 다녀온 사람이 1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정 본부장은 "이 사람이 중국을 다녀온 날짜는 1월 9일로 매우 빠른 편이었다"며 "중국 우한이나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지역을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에서 확진 환자가 11명 더 발생한 사실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부산시 첫 번째 확진 환자(19·남성) 동선에 포함됐던 동래구 온천교회 신도가 전체 확진 환자의 절반인 8명이나 되는 점이다. 역학조사 결과 부산시 첫 번째 환자는 지난 19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온천교회 예배에 참석해 2층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온천교회 신도는 1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동래구 금강로에 있는 온천교회는 1948년 설립해 70년이 넘은 오래된 교회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으로 신천지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은평구 은평성모병원 사례를 중심으로 확진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까지 이 병원에서만 확진자 2명이 발생했는데 1명은 병원 이송요원으로 근무한 35세 남성이고, 다른 1명은 입원 환자인 62세 남성이다. 이송요원 접촉자 수는 총 302명으로 재원 환자 75명, 퇴원 환자 187명, 직원 28명, 가족·지역사회 접촉자 12명이다. 62세 남성 확진자는 지난 2일부터 발열과 두통 증상을 보여 5일부터 22일까지 은평성모병원에 입원했다.

국방부는 이달 10일 이후 본인이나 가족이 대구와 경북 영천시·청도군을 방문한 장병과 군무원 6400여 명에 대해 23일부터 부대별로 격리 조치를 실시했다. 이날 군에서는 확진자가 2명 추가돼 6명으로 늘었다.

신천지 교회에서 최근 전국적인 집단 발병 사태가 촉발됐지만 보건당국이 파악한 확진자 가운데 20%가 넘는 100여 명은 여전히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이들 신규 확진자는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신천지 교인을 자가격리하더라도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모든 국민이 다 면역이 없는 상태"라며 "알코올 소독제를 개별적으로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고 외부 대중 집회 등도 일절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바닥 소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 손이 닿는 곳에 대한 소독이 가장 중요하다"며 "개인이 소독제를 들고 다니면서 문고리나 버스 손잡이 등을 닦은 뒤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서울 =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