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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집밖 나서기 두렵다"…종교행사·결혼식장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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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공포 / 코로나 확산에 떠는 시민들 ◆

매일경제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은 서울 등 전국 5개 도시 7개 대학에서 23일 진행됐다. 이날 서울 한양대에서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시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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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소영 씨(41·여)는 이번 주말 예정됐던 친척 동생의 결혼식 참석을 포기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에도 호흡기 질환에 잘 걸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최대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느는 데다 사망자까지 생겨 결혼식은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을 돌파하는 등 전염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사회 분위기가 바짝 움츠러든 모양새다. 다수의 시민이 모이는 각종 단체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결혼식과 종교행사에 불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종교계는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각 교단은 바이러스 전파 확률을 낮추기 위해 신자끼리 만나는 자리를 줄이는 데 총력을 다했다. 천주교는 대구대교구가 지난 20일 교구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다음달 5일까지 미사와 각종 행사를 중단한다고 밝힌 데 이어 서울대교구도 미사는 계속 진행하지만 이외의 모임은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개별 본당은 자체적으로 성수대를 폐쇄하고 성가책이 없는 미사를 진행했다.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지역의 인근 본당은 면역력이 약한 초등부 및 중·고등부 미사를 잠정 중단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은 지난 21일 총회장 담화문을 발표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제주, 전북, 서울 등에 위치한 교회에서는 회의나 행사 등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대구·경북 사찰의 경우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2주간 신도들이 모이는 모든 법회 및 성지순례, 교육, 기타 행사 등 각종 행사와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대형 교회 관계자는 "신천지 교인들이 조직적으로 교회에 침투해 있다고 들었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중 대다수가 신천지에서 나오고 있어 이들이 다른 종교에 병을 옮길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정희진 씨(가명·31)는 "다른 지역이긴 하지만 확진자 중에 택시기사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이제는 정말 돌아다니면 안 될 것 같다"며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이기적으로 보여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한편 23일 수험생 1만명 이상이 접수한 공인회계사(CPA) 1차 시험이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보건당국은 서울·대구·대전·부산·광주 등에서 치러진 시험에서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 수험생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구에 비치된 손 소독제로 소독한 뒤에야 입실이 허용됐다. 대구시험장은 다른 시험장보다 응시자 간 좌석 배치를 넓게 해 시험을 실시했다.

이날 응시율은 지난해 88%보다 떨어진 80%대 초반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534명이 접수한 대구지역은 이보다 낮은 80% 미만이 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신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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