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서울대도서관 야간운영 중단, 成大 구내식당 1곳 빼고 폐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학가 코로나 대책 마련 분주]

연중무휴 24시간 여는 3층 열람실, 30여년 만에 이용 시간 축소

중국인 유학생 가장 많은 경희대, 주요 건물 출입구 1개씩으로 제한

연·고대, 학위 가운 대여도 중단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대학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30여년 만에 야간 운영을 중단한다. 2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중앙도서관 모든 자료실과 열람실 이용 시간을 오전 9시~오후 9시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 방침은 오전 6시~오후 11시 운영되던 일반 열람실은 물론 3층 열람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3층 열람실은 그동안 연중무휴, 하루 24시간 상시로 학생들이 방문할 수 있어, 서울대 면학(勉學)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이었다. 김명환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은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이후로는 도서관이 폐쇄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도서관 이용 시간 축소도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14일 이내에 중국에 방문했거나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 도서관 출입을 제한키로 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학에서는 공과대학 행정 직원 한 명이 우환 코로나 우려로 자가 격리 상태다. 어머니가 확진자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이 직원이 모친과 함께 거주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식사를 한 차례 같이 해, 예방 차원에서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23일 이 직원이 다녀간 공과대학 301동·302동과 농생대 구내식당의 출입을 24일 정오까지 금지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다른 대학들도 우한 코로나 대응에 분주하다. 이미 졸업식·입학식을 취소하고 개강을 1~2주 연기했지만, 23일 기준으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최근 급격히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개강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들의 재입국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대학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중국인 유학생은 7만979명이다. 교육부는 23일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국적 유학생 7만979명 중 1만9838명은 지난 18일 이전 중국에서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 1만여명, 다음 주에 9000여명이 추가로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경희대(3779명)는 개강(3월 16일)을 3주 앞둔 24일부터 중국인 유학생 기숙사 수용을 시작한다. 중국인 유학생 중 기숙사 입사를 신청한 학생 480여명은 서울과 용인에 있는 두 캠퍼스 기숙사에 나뉘어 내달 11일까지 2주간 격리 생활에 들어간다. 또 캠퍼스 내 주요 건물의 출입구를 1개씩으로 제한하고 이 출입구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성균관대는 구내식당을 1곳만 남기고 폐쇄했고, 학생회실·동아리방 등 모든 건물에 학부생이 상주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마스크·손소독제·자가진단기 등으로 구성된 비상키트를 마련해 중국인 유학생 2000여명에게 배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인 유학생 300여명 기숙사 격리 수용에만 3억원을 투입한다. 체온계·마스크·손소독제와 매일 삼시 세 끼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에 필요한 금액이다.

연세대·고려대도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학생들을 격리하는 한편 졸업생들에 대한 '학위 가운 대여'를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이 대학들은 단체 졸업식 대신 졸업생들에게 학위 가운을 빌려줘 학교 곳곳에서 각자가 기념사진을 찍도록 유도했지만, 상황이 악화하자 이마저 취소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중국 유학생발(發) 우한 코로나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는 23일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기숙사보다 원룸 등 자가 거주 비율이 높아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더 크다"며 "대학가가 대구와 같은 집단 감염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