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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투자 두려운 사람들, 예금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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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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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동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상담 중인 모습/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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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에도 예금상품에 고객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DLF(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로 투자 공포감이 생기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줬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41조6158억원으로 지난달 말(140조4916억원)보다 1조1242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139조2764억원이었다. 3개월간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다.

은행권 전체적인 흐름도 비슷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의 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47조34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05조5474억원), 전월(646조810억원)과 비교했을 때 각각 41조7975억원, 1조2639억원 증가했다.

예금상품 금리가 0.5%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예금 잔액이 늘어난 건 이례적이다. KB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는 기존 0.7~1.1%에서 0.6~1%로 낮아졌다. 우리은행 'WON(원) 예금'의 경우 가입기간에 따라 연 0.5~0.95%던 금리가 연 0.5~0.87%로 내려갔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예금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높은 수익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안고 있는 투자상품에 돈을 맡기는 고객은 줄었다. A은행 관계자는 "숫자를 공개할 수 없지만 펀드 등 투자상품 신규 금액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DLF·라임에 데인 은행이 고위험상품 판매를 제한한 영향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초고위험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자체평가 점수가 저조한 영업점에 투자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에서 판매되는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25조3353억원 규모였다. DLF 등 관련 이슈가 불거지기 이전인 같은해 7월(29조51억원)보다 3조6698억원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을 비롯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졌는데 당분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은행으로서도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상품을 선뜻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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