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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대구 기피증`에 두 번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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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4일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안내 창구에 광주와 대구 간 노선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대구를 오가는 교통편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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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계속되면서 전국적으로 해당 지역을 연고로 한 이들을 꺼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우려에 다른 지역의 차가운 시선까지 더해지며 대구·경북 지역 주민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모습이다. 이러다 중국 우한처럼 고립되는 건 아닌지 이 지역 주민 공포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대구를 오가는 교통편도 줄어들고 있다. 아예 해당 노선 운행이 중단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24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하루 2번 왕복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25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구∼인천 노선도 중단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하루 3번 왕복 운항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도 중단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 21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구와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가 다음날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다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항공편 취소는 진행된 셈이다.

일부 노선 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강원고속은 21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춘천∼대구 노선 임시 운행 중단을 알렸다. 강원고속 측은 "확진자 증가, 불안심리 확산,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연고를 둔 이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대구가 고향인 A씨(25)는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사장님이 주말에 잠시 고향에 내려간 것을 알고 불안해하셔서 서울에 올라가지 못하고 집에서 쉬고 있다"며 "열이 좀 나서 1339에 전화해 봤지만 검진 대상은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암 투병 중인 환우나 가족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아버지께서 서울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하고 있는데, 대구에 산다는 이유로 보호자 면회조차 금지하고 향후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주변에 확진자나 격리 대상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환자 치료까지 거부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울분을 쏟아냈다.

[박윤균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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