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학부모 등 발 동동…개학 1주 더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교육부 긴급돌봄은 불확실…가족돌봄휴가 자영업자엔 무의미
마스크 사려고 줄 선 인파 24일 오전 대구 북구 이마트 칠성점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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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못 보내고, 학원도 못 가니 어쩌죠?”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권고령을 내린 뒤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찮은 학부모들의 자녀 돌봄 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돌봄 공백이 없도록 학교와 학원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시간표’를 만들어 퇴근 시까지 자녀가 머물도록 하는 사례가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돌봄 구조가 무너지게 된 것이다.
교육부는 24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개학 연기를 1주일 정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높이고 이미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3월9일로 1주일 연기한 바 있다.
학원들도 잇달아 휴원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미 동네 소규모 보습학원들의 경우 상당수 휴원에 들어갔고, 종로학원·대성학원 등 대형 입시학원들도 최장 1주일가량 휴원에 나섰다.
감염병 확산을 위한 특단의 조치이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학부모들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9세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ㄱ씨는 “학교도 쉬는 데다 아이가 오후에 머무르는 태권도·영어·미술 학원 등이 줄줄이 휴원을 통보해 아이를 맡길 곳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5세·8세 자녀를 둔 ㄴ씨는 “아이들이 올해 입학 예정이던 유치원과 학교가 모두 개학이 연기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돌봄을 운영한다고는 하는데 불안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 기간 중 학교와 유치원에서 긴급 돌봄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원활히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학교 돌봄은 이미 새 학기에 맞춰 돌봄 수요 조사가 끝났고, 이에 맞춰 반편성이나 전담사 배치 등이 이뤄진 상태다.
돌봄 학생들이 늘어나면 추가로 반을 편성하고 전담인력을 더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본래 학기 중에는 하지 않는 오전 시간 내 돌봄 수요를 학교가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자칫 ‘콩나물 돌봄교실’이 될 경우 전염병 확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문제도 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코로나19에 대한 돌봄교실 안전 매뉴얼과 방역 물품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가정 돌봄이 필요한 경우 연차휴가와 가족돌봄휴가를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민간 기업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자영업을 하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사실상 무의미하다. 한 대기업 인사 관계자는 “가족돌봄휴가는 최장 열흘을 쓸 수 있는데, 무급이라 월급도 쉬는 만큼 공제되는 탓에 쓰겠다는 문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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