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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어눌한 한국말, 오락가락 진술'... 부산 7번 환자 20대 중국인男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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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7번 환자, 소재 파악 안 돼 경찰 협조로 찾아
대구 신천지 예배·부산 찜질방 3박 外 동선 오리무중
부산시 "어눌한 한국말에 진술 오락가락"
3년 취업 비자로 체류中... 부산 주소지 건물은 이미 헐려
일각선 "우한 출신인가" 추측도… 결국 출입국 기록 요청

"‘부산 7번 환자’의 동선(動線)을 찾아라."

부산시는 24일 ‘우한 코로나(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부산 7번 환자로 신천지 신도인 중국인 남성 A(26)씨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에 출입국 기록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2일 부산 수영구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23일 양성 판정을 받아 부산대병원에 격리됐다.

조선일보

오거돈 부산시장이 24일 오후 ‘우한 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갖고 있다./ 부산시 제공


시 보건당국이 출입국 기록을 확인에 나선 것은 A씨의 동선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오리무중’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 측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A씨가 신천지 대구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통보 받았으나 소재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경찰 협조로 찾아냈다"며 "하지만 A씨가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는 데다 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신뢰성도 떨어져 정확한 동선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시 측이 출입국 기록까지 요청하면서 A씨의 동선에 주목하는 것은 추가 감염자 예방을 위한 것도 있지만 A씨가 신천지 신도인데다 중국인이어서 초기 감염원이거나 수퍼 전파자로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A씨의 행적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것과 지난 18~21일 부산진구 네오스파 찜질방에서 숙박했다는 정도다. 보건당국 측은 "이 행적이 찜질방 종업원과 CCTV, 질본 통보 등으로 유일하게 확인된 정보"라고 말했다.

A씨는 역학 조사에서 "대구에서 생활하다 지난 18일 부산으로 내려왔다. 송정, 송도를 다녀왔는데 시간은 모르겠다" 등 확인할 수 없는 진술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와 수영구 등에 따르면 A씨는 수영구 남천동에 사는 외국인으로 등록돼 있다. 등록 주소는 원룸이지만 현재는 헐려 오피스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장소는 신천지 부산 교회가 있는 곳과 전철로 3~4구간쯤 떨어져 있다.

A씨 주소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원룸은 2018년 말~2019년 초쯤 헐렸다. 따라서 A씨는 최소 1년 가량 전까지 이 건물에 살면서 신천지 교회를 다녔고 건물이 헐리자 대구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3년 짜리 취업비자로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A씨가 우한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출신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국은 A씨가 중국 어느 지역 출신인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A씨의 중국 현지 주소가 외국인 등록 명부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A씨가 후베이성 우한 출신이 아니고 최근 중국 왕래가 없었더라도 대구 교회를 방문한 중국인 신천지 신도들을 안내하거나 통역하는 등 방식으로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부산=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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