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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 25차례 외부접촉 드러나···“이만희 총회장 형은 숨지기 전 닷새간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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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의 형이 사망 직전까지 닷새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병원 정신병동의 환자들이 지난달 말쯤 외박과 면회 등 20여차례 외부와 접촉한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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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대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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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은 24일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신천지 총회장(이만희) 친형이 올해 1월27일부터 31일까지 응급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 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렀는데, 이전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병원 측은 “이만희 총회장 형이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실을 질병관리본부에 알렸지만, 아직 병원 경영진이나 의료진, 직원 및 그 가족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 기록을 보면 대남병원 정신병동 입원환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3일 사이에 외박 8회, 외진 5회, 면회 12회 등 모두 25차례에 걸쳐 외부와 접촉했다. 병원 측은 “폐쇄 병동 환자들의 최초 감염 경로와 관련해선 아직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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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대남병원 앞에서 의료진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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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병원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정신병동 입원 환자와 의료진을 중심으로 발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다수 발생하게 시작했다. 병원 측은 “(15일) 직전에도 1~2명 정도가 (코로나19) 유사증상을 보였지만, 당시에는 심각하지 않았고 감기 증상과도 구분이 어려워 주의를 기울이면서 치료와 회복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당시 청도군 인근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혀 없는 등 청정지역이었고, 한국 전역에도 추가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시기였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이가 계속 늘자 병원 의료진은 지난 18일 오후쯤 “코로나19 증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외부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후 다음 날(19일) 처음으로 확진 결과를 통보받았다.

또한 병원 측은 “대남병원은 예수교장로회 소속 교단으로, 신천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병원 경영진, 의료진, 직원들 및 그 가족들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보도자료 전문.

<코로나19 관련 청도대남병원의 대응조치 경과와 향후 계획>

큰 도시에 비해 열악한 군(郡) 단위의 병원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벅찬 엄중한 상황 전개로, 이제와서야 처음 말씀 드리게 된 청도대남병원입니다.

먼저, 저희 병원에 이번 코로나19 감염환자가 다수 발병하고 심지어 입원환자들의 소중한 목숨까지도 잃는 심각하고 충격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하여, 존경하는 국민과 청도 군민, 병원의 환자 및 유족분들 모두에게 병원 경영진, 의료진과 직원들 일동은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다만, 저희 병원 경영진, 의료진과 직원들 역시 치명적인 전염성을 지닌 코로나19와의 사투를 여전히 진행하고 있는 어려운 여건에 있기에 보도자료를 통해서나마 그동안 병원의 대응조치 경과, 현황과 향후 계획 등에 관하여 지금에서야 국민 여러분들과 청도 군민들께 설명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코로나19 환자 확인 경위(2월18일 오후 최초 검사 의뢰)

병원에서는 올해 2월 15일경부터 병원 정신과 입원환자와 그 의료진 등을 중심으로 발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여럿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직전에도 한두 명이 유사증상을 보였으나, 당시만 해도 증상이 심각하지 않던 상태로 감기 증상과도 구분이 어려워 시간을 두고 주의를 기울이면서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이 위치한 청도군은 그 당시까지만 해도 주변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혀 없는 청정지역이었고, 우리나라 전역에서도 추가 확진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시기였으며, 정신과 병동 입원환자 모두 폐쇄 병동에 입원하면서 외출과 외박이 제한되고, 독감 및 흉부 검사 등을 시행하였으나 코로나19 증상으로 단정할 만한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러한 증상과 증상자가 지속·확대되자 병원 의료진이 2월 18일 오후 코로나19 증세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검사의뢰를 하였고 언론에 이미 보도된 것과 같이 19일에 확진 결과가 나와서, 비로소 코로나19 질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검사의뢰 당시까지도 ‘코로나19 31번 환자’가 청도를 방문한 사실은 확인되기 전이었고, 그 무렵 31번 환자 이외에는 청도 인근은 물론이고 국내 신규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2. 현 경영진, 의료진 및 직원 상황(주요 경영진 병원 격리 근무, 자체진상조사)

병원 환자의 코로나19 확진과 다수의 유사증상자, 폐쇄 병동의 특수성 등으로 최근 병원 구성원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곧바로 시행되었고, 음성인 경우에는 자가격리와 병원(격리)근무를 선택하여 조치하고 있습니다. 주요 경영진 대부분은 열악한 병원 내부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지금도 새로 지원받아 투입된 의료진 등과 함께 환자 처치 및 치료, 방역 작업, 오염된 물건 처리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열악하나마 이러한 상황 즉, 폐쇄병동인 정신과 환자의 집단발병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병원 자체조사도 어렵게 진행 중입니다. 우선, 폐쇄병동에 입원하고 있던 정신병동 환자들의 기록에 의하면, 1월 22일부터 2월 13일까지 사이에 외박 8회, 외진 5회, 면회 12회 합계 25회의 외부 접촉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병원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사실 이외에도 사망하기 직전인 올해 1월 27일부터 1월 31일까지 저희 병원 응급실 입원하여 치료를 받다가 사망에 이르게 된 정황을 확인하고 혹시나 해서 이러한 사실을 질병관리본부에도 직접 알려주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저희 병원 경영진, 의료진, 직원들 및 그 가족들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3. 향후 계획 및 도움 호소

저희 병원은 청도군에서 30여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동거동락하면서 나름 최선을 다하여 진료를 해왔다고 자부하지만, 이번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참사가 발생하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으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경상북도, 전남도청(후원물품), 청도군, 지역교회 및 각종 단체의 지원에 대해서도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격리된 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저희 병원 근무자 일동은 하루 24시간 큰 죄를 지은 심정으로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려고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군(郡) 단위 병원의 시설, 인력, 재정 여건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아 환자를 치료하고 간호하는 데 매우 많은 어려움에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 병원이 미우시더라도 지금 치료가 급박한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유지하는 데, 국민 여러분들의 격려와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 병원 경영진, 의료진 및 직원들 일동은 병원의 명운을 걸고 어떠한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번 중차대한 상황을 맞아 마지막 환자가 치유될 때까지 끝까지 치료하고 보호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부 언론 등에서 의문을 제기하거나 추측하는 정보 중 저희가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청도대남병원은 매주 전직원 회의 및 월요일 예배를 드리고 있고, 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교단으로 신천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2. 저희가 지속적으로 자체조사 중이지만 병원 경영진, 의료진과 직원들 뿐만 아니라 그 가족 중에 신천지 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신천지 총회장의 친형이 병원 응급실 등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후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 사실은 있습니다.

3. 1월22일부터 2월13일까지 사이에, 폐쇄 병동인 정신과 병동의 환자가 외부에 출입하거나 외부인을 접견한 것은 외박 8회, 외진 5회, 면회 12회 합계 25회입니다.

4. 청도 대남병원과 장례식장은 NH농협이 임대 중으로 병원과는 그 운영주체가 전혀 다른 별개의 법인이라 서로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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