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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김재익 "의식, 육체의 산물인지 논쟁중이지만 연구 도움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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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뇌의 마지막 신비' 출간

뉴시스

[서울=뉴시스]김재익 박사가 25일 서울 서소문로9길 순화동천에서 열린 '의식, 뇌의 마지막 신비'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한길사 제공) 2020.02.2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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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보통 사람들이 편하게 '의식'을 말하는데, 의식은 우리 내면의 가장 본질적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의식 관련 연구에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많이 연구해서 노벨상도 받는 날이 오면 좋겠다."

김재익 뇌과학 박사는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의식, 뇌의 마지막 신비' 출간기념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식은 인간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의식의 사전적 정의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하여 인식하는 작용'이다. 즉, 살아 있음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의식을 연구한다는 것은 생명과 영혼이 있는 생명체의 미스터리를 연구하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의식에 대해 정통 과학은 영혼이란 말을 꺼내는 것 조차 굉장히 꺼려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의식에 대한 연구는 과학적 태도가 아니라면서 철저히 배제됐다. 그런 영향으로 아직까지도 전통 심리학에서 의식을 연구하는 것을 꺼름칙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과 경제적 문제도 작용했다. 조현병이나 치매를 연구할 시간이나 돈이 부족한데, 의식을 연구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의식을 연구하는 학자가 희귀했다. 그래서 내가 공격적으로 연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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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의 영혼인 '의식'의 마지막 신비를 담은 책이다. 김 박사는 70세에 뇌과학 의식 박사를 취득한 놀라운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공대 섬유과를 졸업한 뒤 제일모직 의류기획팀에서 근무했다. 입사 8년차에 해외 브랜드를 론칭하는 회사로 옮겼으며, 일본·프랑스의 유명 패션회사들을 오가면서 패션사업 선진화를 위해 힘썼다.

60세에 임사체험과 유체이탈현상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뇌과학 공부를 시작한다. 초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육체를 떠난 의식, 소위 말하는 '영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의 뇌과학 협동과정에 들어갔고 70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에서 유례 없는 일이었다. 그의 이론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SCI에도 소개됐다.

의식은 속성상 다른 과학처럼 객관적 자료를 대상으로 3인칭 관점에서 연구될 수 없다. 제3자가 확인할 수 없는 내적·주관적 현상이다. 그래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를 비롯한 많은 학자는 의식이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의식과 관련된 내용이 광범위하다. 생명의 근본적 성질, 주관적 경험을 보유한 생명체의 내면을 탐구하다 보니 의식과 관련된 사회적·학문적 영역이 다양하다. 종교, 철학, 문학, 심리학, 신경과학, 생물학, 동물학, 동물행동학, 유전공학, 인지신경과학 등 많은 영역이 의식과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종교와 철학은 심리학이나 신경과학을 대상으로 의식에 관해 논쟁을 많이 벌이고 있다. 의식이 육체와 별개의 실체나 속성인지 또는 육체의 산물인지도 아직 논쟁이 되고 있다.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의식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주장하면서 의식은 논란이 많은 주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과학이 발달하면서 뇌의 여러 영역을 연구한 결과, 의식이 뇌의 작용에 따른 산물이라고 믿게 되었지만 의식이 인간에게만 있는 현상인지 동물에게도 광범하게 존재하는지, 동물에게도 존재한다면 어떤 동물에서 어떤 종류의 의식이 처음 나타났는지, 어떤 동물이 의식을 갖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지 등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전했다.

또 "의식의 연구는 최근 연이어 개발되고 있는 최신 영상기기를 비롯한 비침습적 장비와 이들을 이용한 첨단이론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임상, 인공지능, 로봇, 컴퓨터, 가상현실 등 많은 분야의 연구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을 본 젊은 연구자들이 의식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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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재익 박사(왼쪽), 김언호 한길사 대표. (사진=한길사 제공) 2020.02.2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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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인공지능(AI) '알파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바둑은 인간 영역에서 최고로 구현할 수 있는 지적인 게임이다. 최신 버전의 알파고는 인간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바둑은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갖고 있는데, 그걸 다 입력한 것이다. 문제는 의식이 단순히 정보처리가 아니다. 정보처리는 기계가 할 수 있어도 시냅스(뉴런 연접 부위)나 뉴런(신경세포)의 영역은 시시각각 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은 기억과 관련된 뉴런과 시냅스가 발전한다. 인간의 시냅스와 뉴런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로봇은 끊임없이 변화할 수 없다. 의식이란게 단순히 지적인 것만 아니라 질투, 희망, 욕망 등의 감정도 있다. 그런 희로애락을 로봇이 가진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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