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미술제 전년 대비 수익 폭감
현대·국제 등 갤러리 잇단 휴관
5월 베네치아 비엔날레도 불투명
지난 일요일 폐막한 '화랑미술제'는 썰렁했다. 올 상반기 가장 큰 미술 시장이었으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발길이 대폭 줄었고, 국제갤러리·줄리아나갤러리·갤러리이듬 등 부스 비용을 감수하고 참가를 포기한 곳도 속출했다. 한국화랑협회 측은 "전년 대비 관람객은 3분의 1, 매출은 반 토막 났다"며 "미술 애호가로 소문난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방문해 기대 효과가 있었지만 워낙 시장이 위축돼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미술 시장 '아시아호텔 아트페어 부산'은 아예 취소됐다.
우한 코로나 여파로 임시 휴관을 결정한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 휴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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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공포가 커지면서 화랑가도 잇따라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부산점 2주 휴관을 결정한 국제갤러리에 이어, 현대화랑·PKM갤러리·학고재 등도 25일부터 잠정 휴관에 들어갔다. 해외 스타 작가들의 방한(訪韓)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미국 개념 미술가 제니 홀저는 한국행을 취소했고, 오스트리아 설치 작가 에르빈 부름도 기약이 불투명하다. 한 화랑 대표는 "경기 침체에 방역 문제까지 덮치니 너무 힘들다"고 했다.
전국 국·공립 미술관 대부분, 서울 예술의전당 등 전시 기관마저 줄줄이 문 닫으면서 전시 시장도 악화 일로다.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은 유럽 회화전 '프렌치 모던' 개막 사흘 만인 25일 휴관을 결정했다. BTS의 철학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Connect, BTS' 서울 전시도 이날 잠정 중단됐다. 올해 첫 전시를 한 달 뒤로 미룬 서울 디뮤지엄 등 개막 연기도 속출하고 있다.
미술계 부진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미술관 등 문화시설 대부분이 폐쇄된 이탈리아에선 5월로 예정된 베네치아 비엔날레 건축전 일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3월 아트바젤 홍콩 취소에 이은 대형 이벤트 실종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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