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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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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감염` 따가운 눈총에…바짝 웅크린 종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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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831년 교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미사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26일 서울 명동성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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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중이 모이는 종교 행사가 코로나19 전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면서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을 비롯한 종교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잇달아 공간을 폐쇄하거나 종교 행사를 취소하고, 신도들에게 공지를 보내 경각심을 일깨우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종교계 전체가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천주교다. 25일 한국 가톨릭의 상징인 명동성당이 미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전국 16개 교구, 1747개 성당 전체가 문을 닫았다. 성당뿐만이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성지들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폐쇄 권고를 받고 있다.

천주교 측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안동교구 소속 신도 일부가 확진자가 된 상태라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천주교주교회의 측은 "이번 일로 신앙심을 고취하는 순수한 행동인 '순례'가 오해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당국 정책에 적극 동참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신교계는 신도 8만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인 서울 강동구에 있는 명성교회 부목사가 감염된 상태로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받은 눈치다. 대형 교회 가운데 온누리교회 등은 예배 중단을 선언했고 명성교회는 폐쇄됐다. 순복음교회 영락교회 사랑의교회 등은 예배 중단은 하지 않고 소독과 출입자 관리 등을 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가장 큰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20여 개 교단이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한교총 사무총장인 신평식 목사는 "기독교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느낀다"면서 "개신교는 중앙통제식이 아닌 개별 교회로 움직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한 마음으로 이번 상황에 대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행사를 많이 개최해 온 진보 성향 기독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기도회'를 취소하는 등 다중이 모이는 모든 일을 자제하기로 했다. 기독교계는 부활절(4월 12일) 이전에 모든 문제가 종식되고 평온이 찾아오기를 기도하고 있다.

불교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단 불교계는 승가고시와 같은 모든 행사를 중단한 상태다. 26일부터는 전국 137개 사찰에서 운영하는 모든 템플스테이를 중단했다.

임융창 조계종 홍보팀장은 "사찰이 산속이나 한적한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현재 다중이 모이는 법회는 대부분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기도를 하러 오는 소수의 신도나 사찰 상주 대중을 위해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계 등을 구비했으며 주요 시설에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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