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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사재기와 매점매석

"장당 2800원-올현금"…8억 마스크 사재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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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음성(충북)=박준식 기자] [르포]국세청 마스크 제조·유통사 전수점검 동행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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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단속반이 26일 오전 확보한 휴대전화 포렌식 증거 자료 사진 /사진제공=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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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0시, 국세청 조사국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25일부터 당국이 마스크 제조·유통사 전수점검에 나선 가운데 일부 유통사가 불법 거래를 시도하다가 조사국에 적발된 것이다.

A 유통사 직원은 마스크 30만장을 개당 2800원(총 거래금액 8억4000만원)에 무자료로 거래하려 했다. 마스크 대란 시기를 틈타 벌인 분명한 매출누락 세금 탈루 행위다. 당국 조사팀은 이 유통 조직체를 적발해 즉시 현장 조사팀을 급파해 추적했고, 그중 한 거래 관계자 휴대폰을 압수해 포렌식을 실시했다. 그러자 거래 현장이 SNS(사회소통망)상에서 그대로 포착됐다.


8억원 어치 현금거래 시도…마스크 대란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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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2020.2.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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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메신저 상에는 'KF94 개별포장 대형 30만장 장당. 2800원(5매입)'이란 메모가 적혀있었다. 메시지에는 재고 실물에 관한 현장 사진과 함께 구체적으로 '무자료/올현금/인증서/수출/식약처 서류 ok'라는 거래 세부조건이 쓰여졌다. 또 '바로 즉시거래(화물차 대기중)'란 서비스 지원까지 명시됐다.

'인증서'는 이 거래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는 의미고, '수출'은 원래 수출 물량이지만 국내로 다시 우회해 무자료 거래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국세청 조사국에 따르면 일부 매점매석 혐의업체의 경우 사업장을 폐쇄해 그동안 벌어놓은 이윤을 숨기고 급히 잠적한 경우도 있다.

국세청 조사국은 마스크를 사재기해 중국 따이궁(보따리상)과 현금으로 무자료 통 거래를 한 일부 다른 업체들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일부 국내 업체들은 일방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주문을 취소한 이후 폭리를 취하는 행태도 보이는데 이들에 대해선 즉시 세무조사로 전환해 부당이득 대부분을 세금으로 환수할 계획이다.


상당수는 수입품 대체 기술로 모범생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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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조사국 요원들로 구성된 마스크 제조 및 유통업체 전수조사 점검반이 27일 충북 음성 소재 웰크론을 찾아 모범적인 관리 현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세청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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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4시, 국세청 조사국과 동행해 마스크 원재료를 생산하고 있는 충북 음성 소재 '웰크론' 생산공장을 찾았다. 제조사 전수점검의 일환이다.

당국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2월26일부터 효력발생)에 따라 마스크 일 생산량의 50% 이상이 공적판매처로 제대로 공급되는 등도 식품의약처와 합동 점검하고 있는데 이 현장에 따라나선 것이다.

이날 현장에는 국세청 본청 임광현 조사국장도 동행했다. 웰크론은 고효율필터소재 레스피레이터(Respirater) 생산기술을 가진 국내 대표적인 마스크 소재업체로 수입산 3M 마스크를 대체할 흡기 저항이 낮은 방진 방균 원사 소재를 만들고 있었다. 임광현 조사국장은 "수입대체를 하는 국내 모범적인 업체에는 세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국세청은 마스크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송, 생산기기 2대 24시간 돌려 하루 9만장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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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세청 점검반이 방문한 주식회사 한송은 마스크 생산기기 3대 중 1대가 부품수급이 어려워 멈춰섰지만 남은 2대를 24시간 돌려 하루 최대 9만장을 만들어 국민적 수요가 충족되도록 하고 있었다. /사진= 국세청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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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같은 지역 음성에 위치한 마스크 완제품 제조사 '㈜한송'을 조사국 요원 3명과 함께 찾았다. 한송은 반도체 클린룸 기술을 활용해 50여명 임직원들이 총력으로 대표제품인 '크린케어 황사마스크'를 만들고 있었다.

이 회사 도성오 부사장은 "저희가 이전까지 국내 원재료를 수급해 마스크 품질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국산 원재료 수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제조 기기 3대 중에서 1대가 부품 수급이 어려워 멈춰섰지만 남은 2대로 최대 일간 9만장을 생산하면서 국민적 수요가 충족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대부분의 마스크 관련업체는 일제점검반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등 협조적이며, 점검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업체는 없다고 설명했다. 업체들 역시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거래에 있어서는 세금계산서를 정상적으로 발행하는 등 모범적인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제점검에 투입된 526명 조사요원들은 다른 업무에 우선해 전국 263개 업체들과 일부 시장교란행위자 점검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개별 업체마다 조사요원 2명이 매일 상주하며 마스크 제조, 도소매 수출 등 전 유통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이는 마스크 전체 물동량의 90% 수준이다. 조사요원들은 일제점검을 통해 시장교란 행위 심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음성(충북)=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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