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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범투본 “내일 ‘광화문집회’ 안한다…대신 ‘전광훈 교회’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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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행사서 “일요일 서울 도심 ‘3·1절 예배’ 않기로 결정”

전광훈, ‘옥중서신’서 “돈 없던 한기총이었는데, ‘횡령’ 조사”

‘예배금지’ 집행정지 신청기각·코로나19 확산…부담 느낀듯

헤럴드경제

29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3·1절 문재인퇴진국민대회’가 유튜브로 생중계되고 있다. 애초 범투본은 이 행사를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 예정이었다. [유튜브 김문수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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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일요일이자 삼일절인 다음달 1일 서울 도심에서 열기로 했던 연합 예배 형식의 집회를 포기했다. 대신 범투본은 집회 장소를 전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옮기기로 했다.

범투본은 29일 오후 2시부터 사랑제일교회에서 신도 200여 명과 ‘3·1절 국민대회(삼일절 대회)’를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범투본은 애초 이 집회를 애초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 예정이었다가, 유튜브 중계로 대체하기로 이달 27일 결정했다

이날 구속된 전광훈 목사를 대신해 예배를 진행한 범투본 소속 조나단 목사는 “내일 연합 예배로 열리는 집회를 (광화문광장이 아닌)이곳 사랑제일교회에서 드리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저들은 우리가 끝났다고 조롱하고 비웃으면서 전광훈이 되겠느냐’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1000만배로 크게 될 것”이라며 “내일 (오전)10시 반부터 여기서 예배를 드릴 테니 모든 분들이 여기로 예배를 드리러 오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속 중인 전 목사도 이승익 변호사를 통해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이 변호사가 대독한 옥중 서신에서 전 목사는 “저는 어제 감옥에서 또 다른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다”며 “내가 취임했을 때 한기총은 재정이 마이너스 상태여서 횡령할 돈이 전혀 없었는데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광훈 하나만 감옥에 가둬 놓으면 모든 것을 문재인 뜻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나는 지금이라도 다시는 애국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당장 나갈 수 있겠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행사 진행자와 연사들은 이날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문재인 정부의 방역 실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구속 중인 전 목사도 응원했다. 현장 참석자들은 행사 중 ‘전광훈 목사가 있는 방향’이라며 오른쪽을 쳐다보며 “전광훈 목사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힘내십시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범투본은 지난해 개천절 이후 매주 토요일 낮 12시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를, 일요일 오전 11시 ‘주일 연합 예배’를 진행해왔다. 범투본은 서울시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의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심 집회를 금지한 이후인 이달 22·23일에도 집회를 강행했다.

전 목사는 이달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에도 “‘삼일절 대회’만큼은 해야 할 것 같다”며 “야외 집회에서는 감염된 사례가 없고, 우리가 집회하는 것을 막을 근거가 없다”고 집회 개최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범투본도 “다음달 1일에는 집회가 아닌 예배”라고 주장하며 최근 서울 종로경찰서에 “(다음달 1일)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최근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데다, 이달 24일 구속된 전 목사의 구속적부심 청구가 27일 끝내 기각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2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근거해 집회 금지를 통보하기까지 했다. 감염병예방법상 집회 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형량이 300만원 이하 벌금에 불과하지만, 집시법상 금지된 집회를 열면 최고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결국 범투본은 “다음달 1일 예배 형식의 집회를 광화문광장에서 열게 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옥외 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이달 28일 기각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시와 경찰의 금지에도 집회를 개최할 경우 집결 저지, 강제 해산, 사법 처리 등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히자, 범투본과 경찰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더욱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에 대한 여론까지 안 좋아지자, 범투본은 ‘대형 야외 예배’ 강행에 부담을 느끼고 장소를 옮기는 등 행사를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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