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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문 대통령 “코로나 협조” 다음 날, 북한은 발사체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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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2발 발사, 95일 만의 도발

지난달 연 합동 타격훈련 연장선

내부 기강 다지며 군사 긴장 높여

“대내외 양수겸장용 메시지” 분석

중앙일보

지난달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타격훈련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인들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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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초대형 방사포(19-5) 2발을 발사한 지 95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7분쯤 북한은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북동쪽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쐈다. 두 발 사이 간격은 20여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단거리 발사체는 240㎞를 비행해 동해 상에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도는 35㎞였다.

합참 관계자는 “제원을 분석 중인데, 현재로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비행 거리와 고도로 본다면 지난해 8월 10일과 16일에 쏜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라 불리는 새 무기(19-4)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군은 매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 겨울철 훈련을 한다. 그런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북한도 겨울철 훈련의 규모를 대폭 줄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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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원산 인근서 미상 발사체 발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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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북한이 지난달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산에서 연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은 2019~2020 겨울철 훈련의 클라이맥스와 같은 성격이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도 이 훈련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최근 김 위원장이 원산 지역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발사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번 도발이 대내와 대외에 동시에 던지는 양수겸장용 메시지라는 평가도 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최근 이만건 조직지도부장과 박태덕 당 부위원장을 해임했고,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등 국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대외 도발을 통해 내부를 다지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미국을 향해 장거리 발사체 발사와 같은 본격적인 도발을 예고하는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5, 2016, 2017년 합동 타격 훈련을 했지만, 2018, 2019년은 건너뛰었다. 3년 만에 합동 타격훈련을 다시 진행한 것은 앞으로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김 전 본부장의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본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채널을 통해 정보 공유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진행했다. 정 실장은 이날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관계 장관들은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의 이런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3·1절 기념사 축사에서 “북한과 보건분야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언급한 바로 다음 날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점에서 한층 엄중한 상황 분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철재·윤성민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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