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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금융 조달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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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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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역대 최악의 항공 업황 속에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제주항공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인수 자금은 최대한 외부 조달을 통해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일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취득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액은 545억 원 규모로, 지난해 12월 MOU 체결 당시보다 150억 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계약금으로 지급한 120억 원을 제외한 425억 원을 4월 말에 전액 지급할 예정이다.

인수 시점을 두고도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항공업은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인수 무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제주항공은 시장 재편을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재무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업황 부진으로 제주항공 역시 자금 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019년 연결기준 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은 329억 원으로 전년 1012억 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709억 원에서 -341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최근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제주항공의 현금 유동성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제주항공의 현금 및 단기금융자산은 3267억 원 규모다. 사업보고서가 미공시됐지만, 증권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현금 및 단기금융자산 규모를 2000억 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이 대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크레디트 라인을 통한 단기차입금 조달 및 CB 발행으로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인수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금 자산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저금리인 현 상황을 고려해 인수금융 등 최선의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금융은 일반적인 대출의 절차보다 더 많은 검토가 이뤄진다. 인수금융은 법률상 차주인 SPC에 대한 평가보다는 실질적인 채무자인 인수자의 신용ㆍ상환능력 평가를 살펴본다. 또 인수 후 시너지 여부와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향후 계속기업과 성장 가능성 역시 평가 대상에 오른다.

주목할 대목은 단순 재무지표상으로만 보면 인수금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은 2016년 121%→2018년 170%→2019년 3분기 331%까지 급등했다. 특히 작년처럼 업황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끼친 당시 순부채비율은 2018년 -58%에서 지난 3분기 72%로 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은 2016년 140배에서 작년 3분기 -2배로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상환 능력도 둔화되는 추세다.

아울러 인수 후 이스타항공 재무 정상화 여부도 관건이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말 기준 약 48%의 자본잠식 상태로 증권가는 작년 말 기준 자본전액잠식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해선 증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향후 제주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다만 인수 후 시너지는 긍정적인 평가 요소로도 파악된다. 시장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총 운용 대수는 전체 시장의 40% 수준으로 향후 독보적인 LCC업계 1등이 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이스타항공의 비항공 자유화 노선 운수권 확보와 단거리 노선 내 경쟁 완화 등 규모의 경제를 강화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 M&A 시장 위축으로 금융회사들이 인수금융 유치에 적극적인 만큼 제주항공이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여러 금융회사가 인수금융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이스타항공 정상화 등 시장 우려가 있지만 코로나19가 마무리되고 하반기로 미뤄진 여행 수요가 더해진다면 영업이익 개선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유혜림 기자(wisefores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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