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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양강 구도 확인한 미 민주당 경선, 이제는 '미니 슈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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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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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의 3분의 1을 뽑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거둔 대승이 일으킨 파장이 4일(현지시간) 계속됐다. 막대한 재력을 쏟아부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협할 것으로 여겨졌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슈퍼 화요일에 초라한 성적을 거두자 경선 중단과 함께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역시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선거 계속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격을 어떻게 따돌릴까 고민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제 반대로 그를 쫓아 역전시킬 묘수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역대 그 어떤 슈퍼화요일보다 극적이었다는 승부를 뒤로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각각 굳히기와 뒤집기를 노리며 다음 경선으로 향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막판까지 근소한 표차를 보였던 메인주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슈퍼 화요일 경선 10번째 승리 확정보다 그에게 더 큰 희소식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후보 사퇴 및 지지선언이었다.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불과 나흘만에 중도 진영 주요 후보들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명실상부한 중도 진영 유일 대표 주자가 된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주요 후보 가운데 자금력과 조직력이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막대한 물적·인적자원을 보유한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는 그의 ‘화력’을 보강해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나는 우리 당의 후보가 되지 않겠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투쟁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그의 선거운동원들에게 조직을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결정하려면 일주일 가량 걸릴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우리가 젊은이들을 (선거에)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는가?”라면서 “대답은 아니오”라고 말했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이들을 기대만큼 투표소로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그는 그보다 앞선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한층 더 날카로운 공세를 예고했다. 각종 무역협정, 2003년 이라크 침공 찬성,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산업 구제 등 그가 상원의원과 부통령으로 있으면서 지지했던 정책들에 대한 송곳 검증을 하겠다는 것이다.

샌더스 의원의 ‘동지’를 자처해온 워런 상원의원은 거취를 고심 중이다. 그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자신이 태어난 오클라호마는 물론 지역구인 메사주세츠마저 1위 자리를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내줘야 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20개 경선지역 가운데 단 한 곳에서도 승리를 하지 못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워런 상원의원이 전화통화에서 선거운동에 대한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자신은 워런 상원의원의 사퇴를 종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상원의원이 사퇴할 경우 진보 진영도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

다가오는 중요 승부처는 10일 대의원 352명을 뽑는 6개 주(아이다호·미시간·미시시피·미주리·노스다코타·워싱턴) 경선과 17일 577명을 뽑는 4개 주(애리조나·플로리다·일리노이·오하이오) 경선이다. 모두 화요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미니 슈퍼 화요일’이라고 불린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2016년 경선 당시 10일 경선이 예정된 6개 주 가운데 4개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눌렀다. 반면 17일 경선이 예정된 4개 주는 모두 2016년에 클린턴 전 장관에게 1위를 안겼다.

뉴욕타임스는 샌더스 상원의원은 정치적 기반 확장과 젊은 지지층을 투표소로 향하게 하는 숙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잦은 말실수, 그리고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제기하고 있는 아들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에너지회사 부패 연루 의혹이 함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두 후보의 승부는 민주당 대의원 3979명 가운데 과반수인 1991명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뉴욕타임스 중간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33명, 샌더스 상원의원은 388명을 확보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3월이 지나면 민주당 대의원의 3분의 2가 선출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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