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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우한 코로나와 싸우는 AI… 발병예측·치료제 개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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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들, 코로나19·뎅기열 등 전염병 발병 예측
기존 약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도 빅데이터 분석 사용
WSJ, "데이터 아직 충분히 쌓여있지 않아 한계" 지적도

전 세계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수가 10만명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뿐만 아니라 IT업계도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한 확산경로 예측과 치료제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

5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AI 기업들이 감염병 발병 예측뿐 아니라 확산경로, 치료제 개발 등에 유의미한 결과들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들어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의 예측과 치료에 AI와 접목된 의료 기술 발전으로 의학적 위험성을 줄이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선비즈

5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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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이번 코로나19 발병이 널리 알려지기 이전에 캐나다의 한 AI 회사는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을 예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루닷’(BlueDot)이라는 이름의 AI 알고리즘은 지난해 12월 31일 전 세계 뉴스와 항공 데이터, 동식물 질병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의 확산을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은 그 이후인 1월 9일이다.

또 지난 2016년 뎅기열이 남미와 동남아에 퍼졌을 때,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컴퓨터 엔지니어 래니어 말롤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AIME(Artificial Intelligence in Medical Epidemics)는 뎅기열의 유행을 3개월 전에 거의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회사의 기술을 활용해 2016년 리우올림픽을 치렀으며, 현재 말레이시아·필리핀의 방역 시스템에도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발병의 예측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한 AI기업은 코로나19의 치료제로 일라이 릴리(Ely Lilly)의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Olumiant, baricitinib)'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베네볼런트 AI(Benevolent AI)는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이용해 코로나19의 치료제를 예측한 결과를 담은 ‘잠재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바리시티닙’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이미 2월 4일 게재했다. 이 논문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머신러닝을 통해 분자 구조 데이터를 의학정보와 연결해 잠재적인 약물 표적을 찾았는데, 그 중에 '올루미언트'라는 이름의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중국 현지에서도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스타트업이 AI를 활용해 우한 코로나에 대응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알리바바가 만든 AI 연구기관인 다모아카데미는 알리클라우드와 함께 우한 코로나 의심환자의 CT 영상을 AI로 분석해 진단속도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후베이성 등 16개 성의 26개 병원에서 우한 코로나 의심환자를 진단하는데 활용했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전국의 100여개 우한 코로나 병원에 투입될 이 기술은 96%의 정확도로 20초도 안돼 영상을 분석한다.

우한 코로나를 퇴치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AI 기술이 동원되고 있다. 바이두는 자사의 리니어폴드 기술을 활용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조를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55분에서 27초로 120배 압축했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AI 개발자 방역 수호 계획을 발표하고 자사의 빅브레인 플랫폼과 페이장딥러닝플랫폼을 개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되레 AI 기술의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하는 등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우한 코로나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있지 않은 게 주요 이유다.

김형준 NIA 수석연구원은 "물론 다른 용도로 개발된 의약품을 새로운 질병에 적용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성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 시도일 수 있다"며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한 AI 기술을 사용한다면 이러한 위험성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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