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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가족] 진통제 먹었는데 옆구리에 통증? 콩팥 상태 살펴보라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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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필터’ 콩팥 바로 알기 콩팥은 몸속 노폐물을 거르는 생명 필터다. 하지만 심장·폐·간 등 다른 장기에 비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콩팥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감이 심하고, 온몸이 가려운 데다 퉁퉁 붓는다. 폐기물이 가득한 쓰레기장처럼 체내에 노폐물이 쌓여 온몸이 조금씩 오염된다. ‘세계 콩팥의 날’(3월 12일)을 계기로 콩팥이 보내는 위험 신호와 예방·관리법 등을 짚어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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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진 콩팥의 여과 기능은 회복 못 한다 X

급성으로 콩팥에만 이상이 있다면 제한적으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콩팥 세포가 딱딱하게 굳기 전에 치료받으면 정상 수준까지도 회복 가능하다. 콩팥에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한 만성 콩팥병은 다르다. 현재 의학 수준으로는 한번 망가지면 되살리지 못한다. 흉터를 제거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콩팥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콩팥 기능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가려움증·부종·피로감·식욕감퇴·빈혈 등 요독 증상이 심해진다.

소변이 흑갈색이고 거품 심하면 문제다 O

소변은 콩팥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평소 소변의 색·혼탁도 등을 물리적 상태를 관찰하면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다. 소변 색이 확연히 다르다면 주의해야 한다. 소변이 만들어질 때 혈액이 섞이면 흑갈색으로 변한다. 비누를 풀어놓은 듯 거품이 심할 때도 마찬가지다. 콩팥에서 걸러져야 할 단백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거품뇨가 반복적으로 관찰되면 콩팥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

콩팥이 약해지면 골다공증 생기기 쉽다 O

만성 콩팥병이 있으면 콩팥의 인(P) 배출량이 준다. 인은 칼슘과 함께 뼈·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인은 체내에서 칼슘과 일정 비율로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데 혈중 인 수치가 높으면 피부에서 합성한 비타민D가 약해진 콩팥에서 활성형으로 바뀌지 못해 체내 칼슘 흡수량이 줄어든다. 결국 만성 콩팥병이 악화할수록 비타민D가 기능하지 못하면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몸이 인·칼슘 균형을 맞추려고 부족한 칼슘을 뼈에서 빼앗는다. 결국 골밀도가 떨어져 뼈가 약해지고 작은 충격에도 잘 부러진다.

매일 물 8잔 이상 마시면 콩팥 좋아진다 X

수분 섭취량과 콩팥 기능은 관련이 없다. 물은 많이 마시더라도 2시간쯤 지나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다만 만성 콩팥병 말기에는 체내 노폐물을 거르는 속도가 매우 느려 물조차 부담일 수 있다. 소변을 만드는 능력이 약해 한번에 많이 마시면 불필요한 수분을 빠르게 배출하지 못한다. 온몸이 퉁퉁 붓는 요독 증상으로 콩팥 기능이 더 빨리 나빠질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 있으면 콩팥 기능 떨어진다 O

콩팥은 가느다란 모세혈관 그 자체다. 단위면적당 혈액이 가장 많이 공급된다. 혈압·혈당이 높은 채로 지내면 콩팥을 이루는 혈관이 천천히 병든다. 남은 콩팥이 초과 근무로 버티면서 몸속 노폐물을 처리해 콩팥이 망가진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몸이 이상하다고 느꼈을 땐 콩팥이 70~80%가량 손상된 상태이기 십상이다. 만성 콩팥병 말기 환자의 47.1%는 당뇨병, 19.6%는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고혈압·당뇨병이 있다면 매년 소변·혈액 검사로 콩팥 기능을 살피는 것이 좋다.

소염진통제 많이 먹으면 콩팥 망가진다 O

이부프로펜·나프록센·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콩팥 혈관을 수축시켜 혈역학적 불균형을 유발해 콩팥에 부담을 준다. 미국 스탠퍼드의대의 앨런 넬슨 교수팀이 2011~2014년 평균 28.6세인 현역 미 육군 병사 76만4288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과 콩팥 손상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고용량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콩팥 손상 위험이 20% 컸다. 만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먹은 후 소변량이 급격히 줄면서 손발이 붓고 옆구리 통증이 생겼다면 빨리 콩팥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물론 콩팥이 이미 망가진 만성 콩팥병 환자도 이런 약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김석형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 신규태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이정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 이창화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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