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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가족] 염증성 장 질환자, 코로나19 때문에 치료 소홀하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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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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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발병 초기에는 국내 여파가 그리 크지 않았다.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도 잇따라 나오면서 사그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도 증가함에 따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화기 질환 중 염증성 장 질환 같이 면역 체계와 관련성이 높은 만성적인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클 것으로 생각한다.

염증성 장 질환은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의 질환을 말한다.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유전적·환경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이같이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경우 감염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더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널리 알려진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다. 머리로는 예방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실천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심각 단계에서 준수해야 할 코로나19 행동수칙’을 내놨다. 내용을 살펴보면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 꼼꼼하게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등 만지지 않기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착용 ▶사람 많은 곳에 방문 자제 등을 들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라고 해서 예방수칙이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감염될까 봐 두렵다는 이유로 진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지 않거나, 약제를 임의로 중단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는 소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염증성 장 질환은 언제라도 재발할 우려가 있어서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면역 억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도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감염 위험은 훨씬 줄어든다. 따라서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말고 필요한 치료는 병원에서 꼭 받도록 해야 한다.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재발이나 합병증으로 인한 더 큰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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