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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코로나19가 바꾼 프랑스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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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휴교' 발표에 마트에선 생필품 사재기

기업체는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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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촬영된 프랑스 서부 틴테니악의 한 슈퍼마켓 선반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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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프랑스인들의 생활에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6일부터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각급학교를 대상으로 '무기한' 휴교조치를 취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같은 휴교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당일 오후부터 주요 대형슈퍼마켓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가 생필품 구매를 위해 몰려든 이용객들로 마비됐고, 오프라인 매장의 선반도 잇따라 비워졌다. 프랑스 동부 그르노블 인근 멜랑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시민은 "혹시라도 나도 모르는 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물건들을 미리 사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르노블 인근 코랑의 한 초등학교는 이번 코로나19 관련 휴교조치에 따라 인터넷을 이용한 '홈스쿨링' 계획을 마련했다. 교사들이 휴교기간 학생들을 위한 수업 내용을 웹사이트에 올리면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과제를 수행해 이메일로 제출하는 방식이다. 학교 측에선 이를 위해 학부모들에게 홈스쿨링 수업계획과 진도표 등을 제공했다.

현지 기업들도 정부의 휴교 조치 발표 다음날인 13일 내부 회의를 열어 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위한 근무방식 변경 문제를 논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 일례로 멜랑의 반도체 업체 A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팀별로 1명씩 돌아가면서 사무실에 출근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또 그르노블의 다른 엔지니어링 업체 B사는 직원 자녀의 연령에 따라 유급휴가를 쓰거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회사에선 70세 이상 고령자와 함께 사는 직원들은 반드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혹여 직원들이 출퇴근 과정에서 접한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가족들에게로 전파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B사는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직원 전원의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며 직원들에게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베이비시터를 자녀를 맡기고 출근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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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몽펠리에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굳게 닫혀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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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베이비시터를 구하지 못한 가정에선 고령의 조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기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멜랑 시장에서 만난 한 여성도 "딸에게서 '손자들 좀 봐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나도 바이러스 감염을 조심해야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라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가 재택근무를 하게 됐더라도 '동시에 자녀까지 돌보기는 버겁다'는 이유에서 조부모에게 도움을 구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고 한다.

그르노블에선 그동안엔 버스 탑승 뒤에도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16일부턴 미리 승차권을 산 뒤 버스에 타야 한다. 이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승객과 버스기사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된 조치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교조치 등과 별도로 15·22일 지방선거 투표는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시민은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고령의 주민들이 투표소에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교회와 성당, 회교 사원 등의 모든 종교 집회를 15일부터 금금지했다.

14일 현재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모두 4469명이며, 이 가운데 91명이 숨졌다.
kyunghwa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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