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4분 기준 1262.55원이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6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맞교환)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등했던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2원 하락한 1253.7원으로 출발했지만 장초반 하락폭을 일부 되돌리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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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원·달러 환율은 1285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날 환율 상승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컸고, 장중 1296원까지 오르며 1300원을 넘봤다. 최근 코로나19로 외인자금이 이탈하면서 달러를 밀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소식에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 수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전문가들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환율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통화스와프 규모(300억달러)의 두배나 되는 안전판을 확보한 상황이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원인이 외환시장 쏠림 현상에 기인하기때문에 외환시장 안정을 통해서 다른 금융시장으로 긍정적 영향이 파급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08년 10월 말 한미 통화스와프가 300억 달러 규모로 체결됐을 때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7원에서 1250원으로 하루 만에 177원 하락한 바 있다. 전날에도 통화스와프 소식이 알려지면서 역외(NDF)환율은 1255원으로 32원 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제 위기의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있는한 통화스와프도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른 경기 침체 및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가 완화되기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8년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에도 효과는 며칠에 그쳤으며,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11월 중순경 원·달러 환율은 다시 전고점을 돌파하며 상승했다"면서 "결국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진정 여부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미국 내 부실 자산 신용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안이 나오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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