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면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관련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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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외화 유동성 관리에 나선 시중은행들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시중 유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환율 안정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영향으로 20일 오전 11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7% 빠진 1259.9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에 단비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환율이 급등했지만 은행들의 외환보유액 사정이 긴박한 건 아니다. 지난 18일 현재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은 368억605만달러. 2뭘 말 잔액 342만7057만달러보다 약 23만달러 늘었다. 2월 말 현재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도 규제비율(80%)을 크게 웃도는 128.3%에 이른다.
정부가 은행 선물환 포지션 규제 한도를 25% 상향 조정한 것도 긍정적 신호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국계 은행 한도는 200%에서 250%로 확대된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선물외화자산에서 선물외화부채를 뺀 값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급격한 자본 유입과 단기 차입을 억제하기 위한 도구다.
한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은행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당국 규제에 맞추기 위해 외화 유출에 극도로 보수적 포지션을 취해왔다"며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통화 스와프 등 조치가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급등은 한국의 문제라기보다는 미국 신용경색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통화 스와프로 단기적 안정은 가능하지만 미국 신용경색 지표가 여전히 좋지 않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 변동성은 미국 기업 신용위험 문제로 글로벌 은행들이 익스포저 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뉴욕시장에서는 여전히 달러 선호가 강해 달러/원 하방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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