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내용의 영상물을 공유하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일명 ‘박사’로 지목되는 20대 남성 조모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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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메신저에서 여성들을 협박하고 성 착취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운영진은 공익근무요원을 통해 피해 여성들의 신상을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핵심 운영자 20대 조모(일명 '박사'·구속)씨는 다른 운영진을 통해 미성년자가 포함된 피해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닉네임 '박사'를 쓰는 조씨 등 핵심 운영진은 피해 여성들의 신상정보를 알아내 이들을 협박했는데, 이 신상정보는 공익근무요원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n번방 운영진은 '직원'으로 불리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 조씨는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들을 통해 피해여성의 신상정보를 알아냈다. 이를 협박수단으로 삼았다. 조씨는 피해 여성들은 '노예'로 지칭하고, 조씨의 범죄에 가담하는 이들은 지원으로 불렀다고 한다. 피해 여성뿐만 아니라 유료회원들의 신상정보도 넘겨받아 협박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조씨는 이러한 수법으로 공범들과 함께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한 뒤 이를 판매해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챙겼다. 피해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이들만 74명으로, 이 중 16명은 미성년자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 피해자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씨의 주거지에서 현금 약 1억 3000만원을 압수했다. 남은 범죄수익이 있는지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n번방에서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취득한 유료회원들도 추적해 검거할 계획이다. 조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는 내주 초 결정될 전망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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