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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특별입국 확대 검체채취·대기 걱정…코로나19 역유입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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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작성 뒤 격리 대기했으나 한 장소 다닥다닥

전문가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화 조언도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이란에 체류 중인 교민들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0.3.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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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황덕현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대책으로 19일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미국에서 입국해 이 절차를 처음 경험한 입국자 상당수는 다소 불만을 드러냈다.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민기씨(19·가명)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입국 뒤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뒤에도 1시간여를 기다린 뒤에야 입국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체크리스트 중 '콧물이 난다'는 항목을 선택했다가 이런 고충을 겪었다. 평소 비염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으나 코로나19 의심자들과 함께 격리됐던 것이다.

당시 그의 체온은 36도 안팎으로 파악됐다. 이외 증상은 전혀 없었고, 밀접 접촉자를 만난 바도 없었으나 의료진은 김씨의 검체를 채취했고, 곧이어 '8시간 격리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중과 함께 공항 내 격리실에 대기해야 한다'는 설명에 김씨가 항변하자 "'집에 가서 자가격리하라'고 말을 바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각자 분리돼 있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며 발끈한 그는 급히 자신을 데리러 온 어머니 차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갔다.

유학생 윤모씨(19)도 입국시 검사 리스트에 '기침이 난다'고 체크했다가 분리됐다. 검체를 따로 채취하지는 않았다. 윤씨는 "격리실에 들어가서 몇 분 설명한 뒤 곧바로 입국장으로 나오게 됐다"며 "(14일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상태 기록 외) 따로 자가격리를 하라는 등 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정확한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대기하면서 다른 격리자들과 다닥다닥 붙어있는 게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체크리스트를 기록한 뒤 대기 장소에서 각 인원이 1~2m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있는 게 아니라 공항 의자에 밀집한 상태라는 것이다. 윤씨는 "오히려 그러다가 (코로나19에) 옮을까봐 (무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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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전세계발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19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공)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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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처럼 별도 장소에 격리되지 않은 이들 역시 특별입국절차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한 누리꾼은 '검역확인증'을 업로드하며 "체온 측정과 자기가 임의로 쓴 특별검역신고서, 건강상태 질문서로 코로나19 감염여부가 확실히 판별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입국자들의 불안은 수치로도 일부 확인된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0시 기준 해외에서 감염된 국내 확진자는 모두 79명으로, 이 중 64.6%(51명)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특히 서울은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282명 가운데 33명(11.7%)이 해외 감염으로 추정되는 상태다.

국내 감염 증가폭보다 해외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탓에 국외발 코로나19 유입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는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할 뿐 강제하진 않는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장은 "경각심을 가지고 충분한 거리를 둘 것"을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언론을 통해 "공항 검역으로는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기 어렵다"고 의무적 자가격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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