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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미국·유럽서 들불처럼 번지는 코로나…韓기업 공장 줄줄이 셧다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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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이어 삼성전자도 슬로바키아 공장 23일부터 가동 중단

반도체·가전·자동차·배터리 업종 매출 타격… "가까스로 버틴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럽과 미국에 위치한 한국 기업들의 생산공장의 셧다운이 줄이을 것을 예상된다. 사진은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가동중단을 결정한 현대자동차 체코 생산공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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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권구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과 미주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공장 셧다운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에 이어 미국의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동유럽 국가들의 확진자 수도 대부분 세자릿수를 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 가전,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업종 공장이 자리한 지역이어서 한국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유럽·미국 확진자 증가세 가속도, 유럽이 신규 확진자 72% 차지

22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일 0시(스위스 현지시간) 집계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전날 대비 2만4247명이 증가한 23만4073명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수 2만4247명은 전날 집계된 신규 확진자 1만6556명보다 46.4%나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는 날로 커지고 있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1061명이 증가한 9840명에 달했다.

코로나19는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들불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유럽에서만 신규 확진자의 72%에 달하는 1만7506명의 확진자가 추가됐고, 누적 사망자도 전체의 49.8%인 4899명에 달했다. 미국은 하루 사이 이탈리아, 스페인 다음으로 많은 3355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1만442명으로 집계됐다. 캐나다는 167명 늘어난 736명, 브라질은 137명 늘어난 42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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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3일(현지시간)부터 1주일간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슬로바키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유럽향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의 제조 현장 모습. 2018.8.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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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어 삼성전자 유럽 공장도 셧다운…가동 중단 줄이을 듯

유럽과 미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기업들의 생산차질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가 18일(현지시간) 확진자 1명이 발생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이어, 앨라배마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가 조지아 공장을 19일(현지시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또 현대차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도 23일(현지시간)부터 2주간 문을 닫는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는 이번에 가동을 중단한 체코, 슬로바키아 외에 터키(현대차)와 러시아(현대차)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또 브라질(현대차)에서도 생산공장을 가동한다.

삼성전자도 23일(현지시간)부터 1주일간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슬로바키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에도 TV 생산공장을 두고 있고, 폴란드에는 냉장고 등 가전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에는 샌디에이고에 TV 생산공장을, 오스틴에 반도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 TV공장을, 브라질에서는 TV와 스마트폰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이 현지 생산법인의 판단을 존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동 중단은 속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가동 중단을 결정한 슬로바키아 외에 폴란드 가전공장과 헝가리 TV 공장은 정상 운영하며, 미국 반도체와 가전공장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23일부터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슬로바키아의 경우 현지에서 그만큼 분위기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폴란드에 가전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테네시에 세탁기 공장을, 앨라배마와 헌츠빌에서는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을 운영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아직 생산중단은 없다.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 현대차, LG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의 매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 230조원 중 유럽은 미주가 73조8000억원으로 32.0%, 유럽은 42조7000억원으로 18.5%를 차지하는 등 두 지역 매출 비중이 전체의 50.5%에 달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5조7000억원의 매출 중 북미가 35조9000억원, 유럽은 18조7000억원으로 두 지역의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51.7%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61조8370억원의 매출 중 북미가 23.4%인 14조9889억원을 차지했고, 유럽은 14%인 8조6827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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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폴란드 공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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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기업들 "상황 어렵다"…셧다운 막으려 안간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코로나19로 생산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미시간과 폴란드, 삼성SDI는 미국과 헝가리 오스트리아에,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셀 생산 공장을 운영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공장을 폐쇄하면서 공장가동 중단이 예상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2~3주간 독일을 포함해 유럽 내 모든 생산을 중단하는 것을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푸조, 피아트 등이 업체별로 짧게는 2주, 길게는 무기한 공장 간동을 중단한다.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FCA 등 '빅3' 자동차 회사가 북미 지역의 공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 포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저녁부터 30일까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GM도 최소한 30일까지 모든 북미 공장 문을 닫는다. FCA도 미국공장을 폐쇄할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각국의 국가지침이 강화되면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임직원 출장 금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폴란드의 경우 정상 가동 중으로 미국 공장의 경우 물류에 차질이 없어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황이 어렵지만, 공장이 셧다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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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가전공장. (삼성전자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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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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