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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자신만만 10~20대 "난 건강해"…경증 아니면 사이토카인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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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확진자 과도한 면역반응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위독

전문가 잇단 경고에도 주발 밤에는 클럽·PC방 문전성시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시점에도 20대 젊은 층들이 늦은 밤 클럽 앞에서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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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10~20대 젊은 확진자는 경증 아니면 사이토카인 폭풍에 빠진다. 중증 단계는 건너뛰고 곧바로 위독 상태가 된다. "난 아닐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바이러스는 나이와 성별, 국경, 사회적 지위를 가리지 않는다.

감염병 전문가들이 앞다퉈 젊은 확진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데도, 주말 밤이면 클럽 앞에 긴 줄이 늘어선다. PC방에서 밤새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도 여전히 많다. 쇠귀에 경읽기란 말이 나올 정도다.

◇부모들 "우리 아이 위험하다니" 걱정…당국, 치료지침 준비

사정이 이렇다 보니 10~20대 자녀를 둔 부모 마음은 타들어간다. 일산에서 17세 딸을 키우는 김세연(47·여)씨는 "최근 들어 10~20대도 얼마든지 코로나19로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적어도 2주일 동안 클럽,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강력한 정부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들어 젊고 건강하면 코로나19에 안전하다는 믿음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젊은 신체가 오히려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위독해진 20대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를 심각하다고 보고 별도의 치료지침 준비에 나섰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과도한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위독해진 20대 확진자가 경북대병원 음압격리병상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의 기저질환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이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환자의 젊고 강한 면역체계와 기저질환이 서로 맞물려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데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다. 최악의 경우 20대 첫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력이 특정한 이유로 너무 강해져 대규모 염증반응이 불필요하게 생기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장기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져 사망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나 균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체내에선 이를 공격하기 위해 면역세포들이 활성화한다. 하지만 정상 수준을 넘는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이 발생하면 이 면역세포들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못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은 병원체가 몸속에 침입하면 맹렬하게 바이러스를 공격한다"며 "역설적으로 이때 과도한 면역반응이 발생하면서 다른 정상조직까지 유탄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다른 호흡기 질환인 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신종인플루엔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도 매번 유사한 젊은 확진자가 숨을 거뒀다"고 덧붙혔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아니지만 지난 18일 영남대의료원에서 두통과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다가 숨진 17세 고등학생도 과도한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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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의 한 PC방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게임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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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건강해도 엄마·아빠 얘기 달라…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

의학 전문가들은 나이가 많은 기저질환자가 아니라도 10~30대 젊은 연령대 모두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방역당국이 전문가들과 치료지침 준비 작업에 나선 이유다.

김우주 교수는 "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행 때도 다발성 장기부전에 의한 쇼크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클럽과 PC방을 자유롭게 오가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걱정이 크다"며 "지금은 젊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라 신종 감염병에 한없이 겸손해질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20대 확진자는 2380명으로 전체 감염자 8799명의 27.05%에 달한다. 10대도 457명으로 전체 5.19%를 차지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는 매일 10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가 늘어나면 얼마든지 경북대병원 20대 확진자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

10~20대가 젊음을 만끽하는 동안 코로나19에 걸려 기저질환이 있는 부모나 조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19 매개체가 돼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10~20대들 스스로의 건강과 가족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열이 나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3~4일 경과를 지켜본다. 그 이후에도 증상이 낫지 않으면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안내를 받아 선별진료소가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손 위생을 위해 자주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과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집에 있을 때도 주기적으로 환기를 한다. 다중이용시설과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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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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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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