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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삼성전자만 있냐 애플도 있다' 美폭락장 우량주 담는 직구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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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폭락한 3월들어 미국 주식 매수액 4조 넘어

"과도한 낙관 경계해야 …세금 환율도 감안 필요"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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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 직장인 A씨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뉴욕 증시 마감 정보부터 챙겨본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증시가 거듭 폭락하자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하고 미국 주식 직구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며 국내보다는 해외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실행에 옮긴 결과다.

# 사회 초년생인 B씨는 최근 해외 주식 구입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주식 거래용으로 사용할 계좌를 신규로 개설했다. 한국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미국에는 '애플'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만 집중적으로 사들인다는 뉴스가 다소 두려운 그는 추이를 지켜보며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우량주를 담을 계획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틈 사이를 글로벌 우량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초 2만8000선을 넘어섰던 다우 지수는 1월말 3만포인트 돌파를 목전에 뒀으나 지난 18일(현지시간) 1만9898.92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 대비 30% 가까이 폭락했다. 다우 지수가 2만선 아래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22일 한국예탁정보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번달 들어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 규모는 33억6910만달러(한화 약 4조1861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월 한달간 매수 규모인 33억5822만달러보다 많았다. 지난해 미국 주식 총 매수 규모인 166억3583만달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주식 매수 비중은 3월들어 급증했다. 이 기간 전체 해외 주식 매수 금액(36억6913만달러)의 약 90%에 달했다. 지난 1월 76%, 2월 77%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 6일 하루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 규모는 무려 4억1489만달러(약 5155억원)를 기록했다. 일일 매수 규모 기준 최대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번달 들어 2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 주식만 3억4121만달러 어치를 샀다. 애플 주가는 지난달 12일 327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16일 242달러로 26%나 하락했다.

그 다음으로는 S&P500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인 프로쉐어 울트라프로(ProShares UltraPro)에 2억2966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외에 테슬라(2억2187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9221만달러), 아마존(1억7201만달러) 등도 국내 투자자의 최선호 종목이었다.

서철수 미레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비싸서 주저했던 글로벌 초우량 종목 가운데 주가가 30~40% 빠진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저가 매수를 고려한다면 한국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시야를 넓혀서 밸런스를 맞추기 좋은 기회"라고 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경기방어에 힘을 쏟고 있음에도 움츠러든 투자심리가 일순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지만 대규모 정책이 현실화되면 회복 속도가 빠를 수도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또 "미국의 경우 한해 250만원 이상의 수익금이 발생하면 이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책정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환율, 시차 등 여러 사안들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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