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반도와 지분율 격차↑…장기화 전망 속 운신 폭 좁아지나
리베이트 의혹으로 역공… "지분율 격차 문제될 게 없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뉴스1 DB)©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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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점점 더 멀어져간다.'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함께 이른바 '반(反) 조원태 진영'에 서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얘기다.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KCGI와 반도건설에 비해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KCGI와 반도건설의 행보를 두고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외에 임시 주총, 내년 정기 주총을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들 3자 연합 내 지분율 격차가 커질수록 조 전 부사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족들조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면서, 조 전 부사장과 총수 일가와의 관계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29%·8.28%→18.68%·14.95%…'달리는' KCGI·반도, '제자리' 조현아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과 지난 1월31일 3자 연합을 결성한 KCGI, 반도건설의 현재(19일 기준) 한진칼 지분은 각각 18.68%, 14.95%다. 결성 당시 지분율(17.29%, 8.28%)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6.49%에서 변동이 없다.
KCGI, 반도건설과 달리 자금력이 부족한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지분을 대폭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분율 차이에 따라 힘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3자 연합 내에서 조 전 부사장의 영향력 및 운신의 폭이 줄어들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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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을 대변하듯 3자 연합의 전면에는 KCGI가 나서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론 등에서 자꾸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데, 최대 주주인 KCGI가 자꾸 뒤로 빠지고, 조현아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약간 섭섭한 생각이 든다"고 언급할 정도다. 조 회장 진영에 맞서는 3자 연합의 대외적인 메시지에서 조 전 부사장의 입김도 찾아보기 어렵다.
◇ 경영 개입 가능성↓…친정에서 쏟아지는 비판도
실제 지난 1월 이들이 뭉쳤을 당시에도 조 전 부사장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다. 지분율 격차가 명확한 상황에서 '친정'인 한진그룹 쪽의 지속적인 비판 공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3자 연합이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주주들의 경영 참여는 불가하다"고 공언하고 있어 조 전 부사장이 어떠한 형태로든 경영에 개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앞서 3자 연합이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조 전 부사장 측 인물로 분류됐다. 하지만 김 전 상무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조 회장을 지지한다"며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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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동생은 물론 그룹 임직원마저 조 회장을 지지하는 것도 조 전 부사장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한진그룹 임직원들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개입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이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히자 대한항공 노조는 "회사를 흔들며 대한항공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사회적으로 인정할 만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자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산하 3대 노조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한진칼 장악 시도를 지켜보며 깊은 우려가 든다" "조현아 측의 한진그룹 공중 분해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등의 거센 어조로 맞섰다.
◇ 기우는 여론에 '리베이트 의혹'마저 부메랑으로
반도건설의 공시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지며 주총을 앞두고 여론은 조 회장 측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이 모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에어버스의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조원태, 조현아 대한항공 이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2020.3.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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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의 입지만 더욱 축소되고 있다. 앞서 3자 연합이 제기한 조 회장의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연루 의혹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 18일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3자 연합 측은 조 회장이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됐다며 검찰 수사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즉각 "조 회장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로 오히려 조 회장은 입사 전이었는데, 조 전 부사장은 재직 중이었다"며 의혹의 화살을 조 전 부사장에게 돌렸다.
조 회장을 공격하기 위한 전략이 되레 조 전 부사장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항공기 리베이트와 관련해 어떠한 불법적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주주 연합을 결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기에 KCGI와 반도건설의 지분 확대는 곧 3자 연합 전체의 지분 확대로 볼 수 있다"며 "주주 연합 내 지분율 격차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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