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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조원태 vs 조현아 연합, 막장 '비방전' 언제까지...국민은 피로감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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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조원태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의 분쟁이 '이전투구'다.

양측의 진흙탕 싸움에 일반주주들과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증폭되고 있다. 경영권 다툼 파편은 어느덧 검찰, 경찰, 법원, 금융감독원 등 기업을 넘어 사회 전반까지 퍼져나갔다.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를 통해 국내 재계 13위 한진그룹과 대표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의 미래를 보고 싶어했던 사회적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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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진칼 지분 현황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2020.02.25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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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경수사로 번진 경영권 분쟁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대한항공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 사건을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앞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참여연대 등은 지난 18일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등 대한항공 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채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와 A330 항공기 10대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고위 임원들이 이에 대한 대가로 약 174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측은 그동안 해당 의혹에 대한 제기와 반박을 이어나가며 꼬리를 무는 설전을 벌여왔다. 한진그룹과 조 전 부사장 측 모두 의혹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만큼 오는 27일 주총을 앞두고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19일에는 KCGI가 조 회장 등을 상법상 주주의 권리행사에 관한 이익 공여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고발했다. 한진칼이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며 일부 주주들에게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경찰도 곧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당 수사는 모두 이번 정기주총 전에 마무리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다만 양측이 경쟁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며 장기전에 돌입한 만큼, 수사 결과를 향한 세간의 관심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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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만장일치로 프로배구연맹 총재를 연임한다. [사진=- 뉴스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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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호 지분 확보' 각종 가처분 신청에 금융감독원 조사도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 법원과 금융감독원도 바빠졌다.

우선 3자연합 측은 총 세 번에 걸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지난 달 27일 자신들의 주주제안을 주총 의안으로 올리라며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8.2%)의 의결권을 보장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2일에는 대한항공 자가보험,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3.8%)의 의결권 제한 가처분 소송도 냈다.

이에 맞선 한진그룹도 지난 16일 3자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KCGI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반도건설과 KCGI의 이 같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훼손시켜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기업 운영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일반 주주들의 손해를 유발시키는 3자연합의 위법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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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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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비전 대결 실종...국민 기대는 실망으로

양측의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은 물론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살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월 31일 3자연합이 결성된 후 양측은 지배·재무구조 개선 방안, 전문경영인 도입 등 비전을 앞다퉈 발표하며 정책 대결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허위공시 논란이 불거지며 양측의 여론전은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올랐다. 특히 서로를 향한 원색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으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도약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바뀌었다. 하루가 다르게 벌이는 양측의 싸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이와 맞물려 그동안 각종 갑질 논란, 가족 간 불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오너 일가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동안 오너 일가가 보인 허점으로 인해 KCGI가 개입했으며, 현 분쟁 상황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면서 "경영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오너든 외부세력이든 경영능력을 우선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토대가 이번 주총을 통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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