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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협력업체에 그물질 가르쳤더니 물고기를 잡아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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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공업 1호 품도사 유일병 부장

선박 의장분야 25년…협력사 품질 지원 성과

뉴스1

전남 영암에 자리한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제1호 '품도사' 영예를 갖고 있는 유일병 부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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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뉴스1) 박영래 기자 = "협력업체에 그물질 하는 법을 가르쳤더니 물고기를 잡아오더군요."

전남 영암에 자리한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제1호 '품도사' 영예를 갖고 있는 유일병 부장. 그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품질관리 기법과 작업방법을 가르쳤더니 오히려 납품하는 블록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했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일환으로 최고의 조선 품질 전문가를 협력사에 파견해 품질 수준을 높이고 생산공정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품도사'는 회사에서 오랜 근무 경력과 높은 기량을 가진 기술자들로 협력사에 파견돼 일정기간 상주하면서 품질관리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의장 품도사 유일병 부장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조선소 의장부서에서만 25년 경력을 가진 조선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12월 회사로부터 품도사로 임명받은 후 부서장 시절 가장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줬던 엔진케이싱을 완벽한 품질로 납품받아 보겠다고 결심했다.

엔진케이싱은 엔진을 가동한 후 나오는 매연이 나가는 통로로 과거에는 비상발전기 등 일부 예비시설만 설치됐지만, 최근에는 유해배기물질을 줄이는 각종 세정기 등 친환경설비 장착이 늘어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달 동안 현장 조사를 마친 유 부장은 업체가 영문 번역 능력이 낮고 설비 이해도가 떨어진데다, 회사에 전문가도 없어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외국인 작업자가 많은데다 처음 만들어보는 품목에 대해 작업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가 잇따르고 있었다.

유 부장은 영문으로 된 매뉴얼과 도면을 한글로 작업해주고, 한글판 설치점검시트를 제공해 작업자들이 쉽게 자신들의 작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외국인 작업자가 상당수 된다는 점에 착안해 전용 교육카드를 중국어와 우즈벡어, 베트남어 등으로 제작해 정확한 의사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설계개선 TF팀를 조직해 생산 단계에서 생산 낭비 요소를 발굴하고, 의장 정도 품도사 투입, 주요 부위 광파기 점검 등으로 협력사의 품질을 안정화시켜 나갔다.

품도사 지원은 곧 성과로 나타났다. 두달여 지원 뒤 협력회사 스스로 시스템을 점검해 보고 메이커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유 부장이 메이커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해본 결과, 메이커의 오작으로 결론이 났다.

유 부장은 엔진케이싱 분야의 품도사 일정이 마무리되면, 철의장 및 블록, 유니트 제작 협력사를 대상으로 점진적 확대해 품도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유 부장은 22일 "품도사로서 활동을 통해 회사와 지역 협력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그동안의 활동소감을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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