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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신한금투, '상환지연' 獨헤리티지 DLS 고객에 투자금 50% 가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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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보전 아닌 가지급"…배임 가능성 없다고 내부 판단

상품 선정·판매·사후관리 등 전과정 개선 예정

뉴스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모습. 2020.2.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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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신한금융투자는 원금 상환 지연이 발생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신탁'(독일 부동산 DLS) 고객들을 대상으로 투자금 중 50% 가지급을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가지급금 지급 대상에는 개인과 법인 고객이 모두 포함된다.

독일 부동산 DLS는 막사, 수도원, 고성 등 독일의 문화재를 매입해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에 투자한 상품이다. 그런데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의 개발사업 난항으로 상환이 지연되면서 2000억원 이상의 미상환이 발생했다.

이 상품의 운용사인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은 GPG로부터 투자자산 매각을 비롯한 권한을 넘겨받는 포괄적 위암약정(PoA) 체결을 추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시행사에 대한 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5300억원 가량이 판매됐다. 판매사는 Δ신한금융투자(3799억원) Δ하나은행(559억원) Δ우리은행(222억원) ΔNH투자증권(243억원) Δ현대차증권(124억원) ΔSK증권(74억원) Δ하나금융투자(50억원) 등이다.

신한금투가 판매한 3799억원 중 현재까지 만기 연장으로 원금상환이 지연된 투자금은 2159억원, 가입자는 921명이다. 이번 결정을 통해 신한금투가 가지금할 금액은 총 1899억원이다. 신한금투는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 권리와 의무 등에 관련한 서류작성 절차를 거치고 4월 중에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금투는 "해당 상품은 설계, 운용, 판매과정에 운용사, 발행사, 판매사 등 여러 금융 기관이 연관되어 있으나, 선제적으로 고객 보호방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나머지 투자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회수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 회수되는 대금에서 가지급금을 차감한 후 차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등의 정산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투는 이번 조치가 손실 보전이 아닌 가지급이라고 강조했다. 판매사가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이번 조치는 고객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며, 향후 회수율에 따라 고객에게 가지급금에 차액을 더해주거나, 차액을 돌려받을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금투는 다수의 법무법인과 논의를 거친 후 이번 조치가 배임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투는 "구조화 상품 특성상 고객 손실 규모를 파악하고 투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고객의 신뢰회복을 위해 다각적 방안을 고민했다"면서 "가지급 방안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투자 손실 발생이 예상된 이후 투자상품을 판매한 자회사에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신속히 추진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신한금투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상품의 선정,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과정을 개선할 예정이다. 먼저 WM(자산관리)그룹 산하의 IPS(투자상품전략) 본부를 독립적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조직이 참여하는 '투자상품선정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직원 성과평가체계도 고객 자산관리 중심으로 개편했으며, 고객 수익률과 고객 만족도 등의 항목 비중을 높였다. 또한 투자상품 판매 후 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조직과 투자상품 감리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상품감리'부를 신설했다.

신한금융그룹도 고객자산 대시보드와 조기 경보체계를 구축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원인규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고객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더욱 엄중한 자세로 고객 손실 최소화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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