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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클럽 재개장' 다시 모인 겁없는 청춘…"마스크 굳이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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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감성주점 등 지난 20일부터 영업 재개

전날 오후, 술집 등 9곳 중 8곳에 인파 몰려

20대女 "걱정되지만 술 마시고 싶어 나왔다"

술집, '마스크 한장 가져오면 소주 한병 무료'

지하 1층 클럽, 밀폐된 공간에 70여명 밀착해

대부분 마스크 안 써…허공에 대고 기침하기도

30대男 "어차피 걸릴 사람은 걸려…신경 안써"

뉴시스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거리에 있는 한 술집 앞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21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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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지난 19일까지 자율적 임시 휴업을 진행했던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클럽 및 감성주점들이 지난 20일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클럽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곳 거리에는 청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뉴시스가 지난 21일 오후 9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께까지 약 2시간 동안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거리에 있는 클럽 및 감성주점·술집 9곳을 확인해본 결과, 이곳들 중 8곳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수십여명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하지만 9곳 중 손님들을 대상으로 입장 전 발열 등을 확인하는 업소는 2곳 뿐이었다. 나머지 업소들은 신분증을 검사한 뒤 바로 들여보내는 식이었다.

이들 중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술집 2곳 앞에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후 9시30분에도 이미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줄을 선 상태였다.

2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걱정은 있는데 집에도 너무 오래 있었고, 술은 마시고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나왔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스크랑 손 소독제를 챙겨 나왔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한 여성 3명은 발열 체크를 받지 않고 술집에 들어갔다.

다른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던 20대 남성 3명 중 B씨는 "여기가 헌팅(이성과의 즉석 만남)으로 유명한 곳인데 친구들과 새로운 여성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 술집은 입장 전에 손님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손에는 소독제를 뿌려줬다. 입구 정면에는 '대형 마스크 한 장을 가져오면 소주 한 병이 무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클럽과 술집 등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이미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원형으로 된 한 테이블당 3~4명의 사람들이 앉아있었지만 이들 테이블의 거리는 1m가 채 안 돼 보였다.

사람들이 계속 몰려드는 가운데 한 남성은 몰려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에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아"라고 말했고, 다른 여성은 친구에게 "홍대는 언제나 핫하다"라고 말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오후 11시가 넘어가자 술집과 감성주점에 이어 클럽 앞에도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한 클럽 입구 앞에는 순식간에 5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지만,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일부 여성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수시로 화장을 고쳤다.

약 20분 동안 기다린 뒤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지하 1층에 있는 클럽 내부에 들어가자 밀폐된 공간에 7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일부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이들 중 3분의2 정도는 쓰지 않은 채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너무 큰 탓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짝 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한 남성은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허공에 대고 기침을 했다.

클럽에 들어가던 한 커플 중 여성이 마스크를 쓰려고 하자 남성은 "굳이 마스크를 써?"라고 묻기도 했다. 이 남성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클럽에 입장했다.

이 클럽에서 만난 신모씨는 "어차피 걸릴 사람은 걸리고 괜찮을 사람은 안 걸리지 않겠느냐"며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따르면 홍대거리에 있는 클럽 등은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자율적인 휴업 운동을 진행했다. 지난 14일 기준 홍대 지역 전체 '춤 허용 업소' 44곳 중 37개 업소가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부 업소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휴업을 연장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휴업 등으로 영업을 오랜 기간 중단할 경우 인건비 등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은 만큼 업소들에 임시 휴업을 연장해 달라고 공지는 했는데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며 "대부분이 많게는 4주, 적게는 2주씩 휴업을 하다 보니 인건비나 생계 등에 지장이 생겨서 업소들 입장에서는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말 중에 관련 부서에서 현장에 나가 어떤 업소들이 영업을 다시 시작했는지 등 여부를 확인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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