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3 (월)

비행기가 멈추자 급여가 끊겼다…항공협력사 눈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한국과 일본이 코로나19 대응으로 입국규제를 강화하면서 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기업들이 오래 못 버틸 것 같습니다. 이미 협력사 중에 규모가 작고, 현금 보유액이 적은 업체들은 무급휴직에 들어간 회사도 있습니다."

코로나19(COVID-19)로 국내외 하늘길이 닫히면서 항공사를 넘어 그 협력업체들로 충격파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항공기 운항을 돕는 협력업체들이 대부분이어서 일감이 없다고 여유 인력을 다른 업무로 돌리기도 힘들다. 항공기 결항에 따라 업무가 끊기다시피 했고 매출도 없지만 임금은 고스란히 줘야 해서 협력업체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지상 조업사와 계약을 체결한 협력사들의 일감이 최근 평시의 50%에서 많게는 70%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사 관계자는 "가장 점유율이 높은 대한항공의 항공편이 정상시 대비 90% 가까이 줄었다"며 "일감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상 조업사란 대한항공 계열인 한국공항이나 아시아나 계열인 아시아나에어포트처럼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 필수적인 조업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리고, 승객이 모두 떠나면 비로소 바빠지는데 요즘 항공기가 움직이지 않으니 이 업체들도 개점휴업 상태다.

원래 이 업체들은 기내 청소부터 화물 운반, 기내식 조달 일부 작업까지 이들의 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항공기를 운항하려면 필수적으로 필요한 업무여서 항공사가 망하지 않는 한 이들 협력사도 건재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다. 적지 않은 인력이 필요한 작업인 만큼 지상 조업사들은 필요한 노동력의 대부분을 또다른 협력사를 통해 조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 기준 90%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조업사 관계자는 "대부분 수익이 마이너스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도 시작됐다. 한국공항 하청업체 A사는 최근 인천공항노조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리해고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무급휴직과 강제연차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사정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이 정도다. 지역 공항은 이미 운항이 제로가 된 곳이 대부분이다.

지상 조업사 5개사는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계류비 면제 등을 요청했지만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