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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코로나19發 글로벌 고용한파 올까…숙박·운송·소매업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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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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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고용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기업들이 공장 가동 중단, 매장 폐쇄 등 조치를 취하면서 일자리로 타격이 이어지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경우 2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고용 비중이 높은 숙박, 운수, 소매업에서의 타격이 가장 우려된다.


◆ 이동 줄자 숙박·운송·소매 '위기'…1억명 어떻게 하나 =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내 숙박, 운송, 소매업에 고용된 인원은 약 1억명으로, 전체 고용자의 4분의 1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들 업종이 미국, 유럽,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더욱 존재감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각국이 이동 규제 조치를 취했고 세 업종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호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북미와 유럽의 객실 가동률이 25% 아래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메리어트가 본사 및 일부 지점 직원 4000명 중 3분의 2 가량을 일시 해고 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어려워져 다음달 초부터 60일~90일 가량 이같은 조치를 취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에게 건강 보험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월급의 20% 수준은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호텔들도 영업을 중단하거나 직원을 해고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회사 중 최소 4곳이 영업을 중단하고 3곳의 호텔에서 직원들을 해고했다. 워싱턴DC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도 예약률이 약 5%로 떨어지면서 160명의 직원이 해고됐다.


이 외에도 일본 항공사 전일본공수(ANA)가 승무원 5000명을 대상으로 일시 휴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각 항공사에서 직원들에게 대규모 무급 휴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길을 닫으면서 직격타를 입은 항공사들이 곧바로 조치에 나선 것이다.


ILO는 지난 18일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최소 530만명에서 최대 2470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활동의 제한과 사람들의 이동 제한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여행업, 관광업, 소매업 등이 특히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급휴가·재택근무 적용 등 노동자 보호, 적극적인 재정정책 및 완화적 통화정책 등 경제·노동 수요 자극, 사회안전망 강화 등 고용·소득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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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유지시켜라" 각국 정부 대책 발표 잇따라 = 이에 각국 정부에서는 고용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9일 자영업자와 소기업 지원에 400억유로(약 55조3000억원)를 투입한다면서 일자리 보호 대책을 지원 항목으로 포함시켰다. 기존에 기업이 3분의 1 이상 단축 근무할 경우 줄어드는 급여를 사회보험에서 상당 부분 지원해왔는데, 이를 10% 이상 단축 근무 시에도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또 정규직 근로자 뿐 아니라 비정규직 근로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늘렸다.


영국도 정부는 지난 20일 '고용 유지 계획'도 발표했다.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직이나 휴가를 보낼 경우 정부가 월 임금의 80%까지, 최대 2500파운드(약 370만원)를 부담하기로 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부 장관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개입해 사람들의 급여를 대신 내주는 전례가 없는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코로나19로 고용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자 21일 각계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중소기업과 소매업계 대표들에게 고용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활동 자체를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침체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NHK방송은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소비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현금이나 상품권을 직접 배포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의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또 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한층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매출이 급감한 음식·관광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발표할 코로나19 대응 경제대책에 일정 기간 밥값이나 여행비의 일부를 국가가 대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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