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롯데쇼핑·이마트·현대百 지분보유목적 ‘일반투자’ 변경 배당 증액,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정관 변경 등 요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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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가 이번 주 정기 주주총회를 잇따라 연다. 올해 주총에선 국민연금이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저배당 문제와 더불어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을 두고 어떤 목소리를 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유통 상장사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은 25일에, 롯데쇼핑은 27일에 각각 주총을 연다. 올해 주총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기업 56곳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일반투자를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는 상법상 권리행사, 배당 증액,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3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다. 국민연금은 유통 3사의 지분을 각각 6.1%, 12.74%, 12.49% 등을 갖고 있다. 유통업계는 국민연금이 저배당에 대한 지적을 계속해온 만큼 배당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시가배당률은 1%대 전후로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주요 유통3사는 지난해 실적악화 등으로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은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순이익이 15.2% 줄었지만 배당금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였다. 이마트는 작년 순이익이 53%나 급감했는데도 배당금은 2000원으로 유지했다. 8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롯데쇼핑은 기존 주당 5200원에서 3800원으로 배당을 줄였다.
국민연금은 이사 선임 건도 주시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황범석 백화점사업부장(전무)과 장호주 쇼핑HQ재무총괄본부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들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원준 부회장의 자리를 채운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입한 강희석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주총에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도 정 회장의 재선임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국민연금은 유통 상장사들이 대부분 오너 기업인 점을 들어 임기가 끝난 대주주 사내이사의 임기 연장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 안도 다뤄진다. 이마트는 전기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변경 목적으로는 ‘전기차충전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 목적 추가’로 명시했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최근 업계를 막론하고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사업이다. 롯데쇼핑은 주택건설사업과 전자금융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이는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첨단’ 추진과 4월 27일 론칭할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 사업 추진 차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배당금 등에 의견을 내더라도 주총 당일까지는 자신들의 스탠스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는 만큼 어떤 의견을 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조재형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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