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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의 전체 순발행액은 1조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발행된 회사채는 3조9678억원어치였고 상환액은 2조8943억원어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이 3조16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수준이다. 또 지난달 순발행액이 6조2298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이달 말까지 회사채가 추가로 발행되더라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 확실시된다.
채권 순발행액은 발행액에서 만기 상환 금액을 뺀 액수다. 채권 발행시장에서는 기존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비슷한 액수의 회사채를 발행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차환 발행'이 흔히 이뤄지기에 발행액보다 순발행액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상황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순발행액이 급증했던 것에서 볼 수 있듯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고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미리 조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3월 들어 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연일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조건이 불리해지자 순발행액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BBB+등급 키움캐피탈, AA-등급 포스파워 등이 잇달아 모집 금액을 채우지 못해 미매각이 발생했다.
지난 20일 신용등급 'AA-'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스프레드는 83.8bp로 2012년 2월 6일(85.0bp) 이후 8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스프레드 확대는 상대적으로 위험한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받아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선 기업들의 자금 조달 위기가 다음 달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3월은 결산실적 발표와 주주총회가 몰려 회사채 발행이 많지 않은 시기인 데 비해 발행이 많아지는 4월에는 증가한 수요를 자급 공급이 쫓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회사채 발행 비수기인 3월은 발행이 많지 않아 지금의 시장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녹기 전에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면 스프레드 확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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