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디자이너 이리자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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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1세대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본명 이은임)씨가 2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복 패션쇼를 여는 등 국내에 한복 붐을 일으키고 외국에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으며,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 등 많은 제자를 가르친 것으로 유명하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충남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주위 지인들 요청으로 한복을 지어주다 1968년 사촌동생의 양장점 한 구석을 빌려 한복 가게를 내며 디자이너 활동을 시작했다.
1971년 범국민복장 콘테스트에서 한복 부문 대상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정ㆍ재계 인사, 미스코리아, 연예인 등을 위한 한복을 디자인하기 시작한 고인은 한국인의 체형을 보완하는 ‘이리자식 한복패턴’을 개발해 보급했다. 당시 한복은 일자로 허리에 주름을 잡은 항아리형이었지만 그는 밑단이 퍼지는 A라인으로 디자인을 바꿨다.
1970년대부터 색동, 금박, 자수 등 다양한 장식기법을 활용한 한복을 디자인하면서 한복의 패션화를 이끌었으며, 육영수ㆍ이희호ㆍ권양숙 여사 등 역대 대통령 부인의 한복을 디자인했다. 2000년대 들어선 조각천을 활용한 한복을 디자인해 또 다른 유행을 만들어냈다
고인은 미국, 일본, 중국, 영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에서 한복 패션쇼를 개최했고, 프랑스 프레타 포르테에도 초청받았다. 한복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엔 화관문화훈장과 신사임당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남편 황윤주 전 상명대 교수, 장녀 황의숙 배화여대 교수, 장남 황의원(사업)씨, 차남 황의명(사업)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3일 오전 10시, 장지는 용인 평온의숲이다. 유족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조문을 받지 않고 가족장으로 장례를 진행한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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