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통해 초등생에게 '몸캠' 요구 피싱 사기 시도
피해 아동 부모 "대통령 엄단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네"
초등생에게 '몸캠' 사기 시도 |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공개적으로 팔린 애들보다, 협의한 애들은 그래도 더 결국 행복하게 산다."
24일 오전 1시께 광주에 사는 초등학생 6학년 A양의 휴대전화로 페이스북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A양의 이름을 불러 말을 건 상대방은 "어떤 사람이 너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팔겠다는 글을 텔레그램에 올렸다"며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초등생을 덥석 걱정부터 시켰다.
상대방은 "어떡해야 하느냐"며 걱정하는 A양에게 눈을 가린 여성의 사진을 보내 더욱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고서는 글을 보낸 사람의 아이디라며 텔레그램 접속 아이디를 보내왔다.
놀란 마음에 해당 아이디로 말을 걸자 '운영자'라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인물이 대놓고 협박했다.
"너 옷 벗은 사진 보내라. 안 보내면 우리가 턴 네 사진과 개인정보를 다 뿌려버리겠다."
당황한 A양은 고등학생 2학년인 언니를 깨워 불렀다.
동생에게 상황을 설명 들은 언니는 "나 이 아이 보호자인데, 당신 누구냐? 연락처랑 이름을 알려달라"고 답했다.
"뭐 어쩌라고"라고 답한 운영자라는 "대답이 없으면 안 하는 거로 안다"며 알몸사진을 보내고 개인 정보 유출을 막는 게 신상에 좋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초등생에게 접근한'몸캡' 사기범 |
이 운영자가 텔레그램에 남긴 메시지 내용은 10초가량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됐다.
이는 알몸 사진을 받아내 협박하는 피싱 수법인 이른바 '몸캠' 사기다.
심각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벌어진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인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강력 대응을 천명한 지 다음날에서도 버젓이 초등생을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A양의 어머니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혔는데도 버젓이 다음 날 초등생에게 이러한 범죄를 시도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짐에 따라 스마트폰 등 온라인노출이 많아진 학생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정부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현재 이 같은 '몸캠' 사건을 현재 20여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n번방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한 달에 수건씩 접수되던 '몸캠' 사건이 감소세이긴 하나, 여전히 피해사례는 발생하고 있다"며 "해외에 계정을 둔 경우는 추적이 어려운 사례도 일부 있으니, 허위 협박에 속아 알몸 사진을 보내지 않는 등 예방책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n번방 엄단 천명에도 버젓이 |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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