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곳곳에 배치된 이탈리아 토리노의 모습. 시민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데 경찰이 투입됐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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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발생한 확진자는 4789명이다. 연일 5000~6000명씩 증가해온 확진 사례가 4000명대로 줄어들었다. 증가율도 8.1%로, 한 자릿수로 줄었다. 이달 중순께 이탈리아의 하루 확진자 증가율이 20% 내외였던 점을 고려하면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사망자 증가율도 점차 줄고 있다.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리고 비필수업장의 영업을 정지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한 결과로 보인다. 포브스는 "확산세가 주춤하며 이탈리아 정부는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보건행정 담당자 줄리오 갈레라도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지만, 터널 끝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여전히 세계 2위(1위는 중국)다. 유럽에선 가장 많다. 이날 6만3927명을 기록했고 누적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정부는 봉쇄령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정부는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이미 시민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통제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며 "규정을 어긴 사람들에게 최고 3000유로(약 407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차량을 압류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6만명을 넘어선 이탈리아에 파견된 쿠바 의사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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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3주간 외출·모임 금지"
다른 유럽 국가들의 확산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BBC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 6650명이 확인된 영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3명 이상 모이는 일이 금지됐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도서관 등 공공장소도 폐쇄된다. 필수적인 업무를 위한 출퇴근과 필수품을 구입하기 위한 일 외에 모든 외출도 금지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3주 뒤에 이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민의 협조를 구했다.
그리스와 체코도 강력한 외출 금지령 지침을 내렸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식료품·의약품 구매를 위한 외출 등 필수적인 일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리스에선 현재까지 확진자 695명이 확인됐다. 체코 정부 역시 4월 1일까지 상점과 음식점 운영을 금지하고 통행을 제한한다.
한편 스페인과 프랑스는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큰 곤란을 겪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일단 군부대를 투입해 임시 병상을 설치하고 있다.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에서는 특히 수도 마드리드의 상황이 심각하다. 의료진의 감염률이 매우 높아 전체 확진자의 12%가 의사와 간호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정부는 의대와 간호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날 기준 유럽의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수는 ▷이탈리아 6만3927명 ▷스페인 3만5136명 ▷독일 2만9056명 ▷프랑스 1만9856명 ▷스위스 8795명 ▷영국 6650명 ▷네덜란드 4749명 ▷오스트리아 4474명 ▷벨기에 3743명 ▷노르웨이 2621명 ▷스웨덴 2046명 ▷덴마크 1450명 ▷체코 1236명 등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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