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명 넘은 'n번방' 청와대 국민청원
민갑룡 경찰청장·이정옥 여가부 장관 답변
"누구나 피해자될 수 있어…2차 가해 멈춰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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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역대 최대의 동의를 얻어낸 '텔레그램 n번방' 관련 청원에 대한 답변이 24일 이뤄졌다.
앞서 1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청원은 엿새 만에 256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를 시작으로 n번방 관련 총 5건이 답변 요건 20만명을 넘겼다. 각각의 청원 동의자 수를 모두 합하면 500만명을 넘어섰다.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국민청원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이날 답변자로 나선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민의 평온한 삶을 수호해야 하는 경찰청장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우려와 분노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피해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엄정한 수사를 통해 디지털성범죄에 무감각한 사회 인식을 완전히 탈바꿈시키고,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디지털성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히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구체적으로 "n번방 수사를 계기로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즉시 설치해 운영하겠다"며 "6월 말까지 예정된 '사이버성폭력 4대 유통망 특별단속'을 연말까지 연장해 경찰의 모든 수사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공조 강화, 수사 전문성 확충 등의 계획도 밝혔다. 민 청장은 "경찰청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런 악질적인 범죄행위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생산자, 유포자는 물론 가담, 방조한 자도 끝까지 추적·검거할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함께 답변에 나선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디지털성범죄와 관련한 범정부 대응방안을 밝히며 "헤아릴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디지털성범죄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며 안전한 우리 사회를 위한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여성가족부와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교육부, 대검찰청 등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범부처 협의를 통해 '제2차 디지털 성범죄 종합대책'을 조속히 수립,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국민 법감정에 맞는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마련 ▲디지털성범죄 법률 개정 ▲디지털성범죄 모니터링 체계 구축 ▲디지털성범죄 인식 개선 ▲피해자 지원 즉시 강화 등 5가지 방향을 언급했다.
특히 이번 n번방 사건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피해신고 창구를 24시간 운영하고, 전담 상담인력을 1대1로 매칭해 피해 회복을 끝까지 도울 방침이다. 디지털성범죄 전문 변호인단으로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수사 초기부터 소송 마지막 단계까지 맞춤형 법률 지원도 제공한다.
이 장관은 "피해자 여러분들은 두려워하지 말고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란다"며 "불법영상물이 삭제되고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정부가 여러분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피해 영상물 공유를 즉시 멈춰달라"며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인식개선과 범죄 차단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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