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0분 만에 2266배…5분 뒤에는 반토막
급격한 변동성…자전거래 의혹도
'특금법'으로 제도권 편입 진전 보여야
가상통화 루에다 가격 변동 추이(출처=코인빗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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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단 15분만에 2266배가 오른 뒤 다시 반토막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상장한 가상통화(암호화폐) '루에다'의 이야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야기된 공포가 전 세계 증시를 유래없이 출렁이게 만들었지만 코인시장에서는 이를 압도하는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국내 가상통화거래소 코인빗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8시5분 상장한 루에다는 상장 10분만에 30원에서 6만8000원으로 22만6600% 급등했다. 이후 다시 5분 만에 45%가량 떨어지며 3만7500원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등락을 반복한 뒤 이날 오전9시 기준 5만2500원대에 거래됐다.
문제는 별다른 호재가 없었음에도 이러한 가격 급변동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루에다는 건설현장에서 자재, 장비대여, 임금 등의 결제를 할 때 활용하기 위해 탄생한 가상통화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거래를 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공식 홈페이지마저 찾기 힘든데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사업계획서격인 백서에도 사업 주체와 협력사 등의 정보가 전무하다. 백서 첫 장에는 어떠한 사법적 책임도 지지않는다는 문구부터 나올 정도다. 게다가 루에다는 전 세계의 가상통화 5255종과 거래소의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도 등재되지 않았다. 상장된 거래소는 현재까지 국내 중소 거래소 코인빗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상장 직후 시세 차익을 노린 '가두리식 자전거래'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의도적으로 가격을 띄워올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통화가 증시에 비해 급등락이 심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정보가 돌 때의 이야기"라며 "이처럼 아무런 소식 없이 상장 직후 급등하는 것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인 업비트도 이 같은 논란에 휘말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의장 등 3명은 가짜 계정으로 4조2670억원대 가장매매(자전거래) 등을 통해 149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2018년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1월 말 열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마저 급등락을 보이는 만큼 제도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954만원이었던 비트코인은 다음날 549만원으로 곤두박칠쳤다. 가상자산 사업자에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특정금융 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본격 제도권 편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금법에 가상통화 거래소 신고제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만큼 이 같은 자전거래에 대해 증권사 수준의 직접적이고 촘촘한 관리는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소비자 보호를 강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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