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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미 Fed 대차대조표 "9조 달러까지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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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매수자로 국채에서 자동차할부채까지 마구 흡입 중이다.

조만간 QE3 최고치인 4조5000억달러를 뛰어넘는다.

대자대조표는 지난해 9월부터 불어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마지막 매수자(Buyer of Last Resort)’로 구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이전까지 Fed의 주요 역할을 시중은행을 뒷받침해주는 ‘마지막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였다.

중앙일보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취임 이후 첫 위기를 맞아 달러를 파상적으로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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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의장의 지휘 아래 Fed는 요즘 미 국채에서 자동차할부채권까지 직간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일반 기업까지 급전을 조달하기 위해 투척하는 온갖 증서를 흡입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Fed 포트폴리오(대차대조표)'가 어느 정도까지 불어날까’이다.

Fed가 이달 15일 QE4를 내놓았다. 직전인 11일 현재 대차대조표는 4조1000억 달러(약 4600조원) 정도였다. 그리고 며칠 뒤 무기한 QE와 함께 자회사(펀드)를 세워 회사채 등도 사들이기 시작했다.



Fed 대차대조표가 역대급 속도로 증가 중이다



QE 차원의 매입이 전부는 아니다. Fed는 돈가뭄의 진앙인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 등 금융회사간 단기자금 시장에 한때 5000억 달러 정도를 투하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조만간 다차대조표가 4조5000억 달러(약 5500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QE3 막바지 규모를 조만간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Fed 장부(대차대조표)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Fed가 지난주 QE로만 사들인 자산 규모가 하루 450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이전 QE 과정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사들일 때가 한 달에 450억 달러였다. 한 달 치 자산을 하루 만에 흡입한 셈이다.

그 바람에 사뭇 비현실적인 예측도 제기됐다. 이라 저지 블룸버그인텔리전스 금융애널리스트는 25일(현지시간) 내보낸 팟캐스트를 통해 “Fed 대차대조표가 내년에 9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2.25배 정도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Fed 곳간은 불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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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ed가 갖고 있는 자산과 부채를 크기를 보여주는 대차대조표가 지난해 9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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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대차대조표는 2008년이 끝날 무렵부터 가파르게 불어났다. 그해 위기 순간엔 1조 달러가 되지 않았다. 그때까지 거의 한 세대 동안 Fed의 자산부채 상태는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그해 11월 Fed가 시장에 매수자로 뛰어들었다. 장기주택담보채권담보부증권(MBS)을 6000억 달러어치 사들이기로 했다. 1차 양적 완화(QE1)의 시작이다.

Fed의 대차대조표는 QE1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QE3 막바지였던 2017년 중반엔 4조5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해 말 Fed가 양적 축소(QT)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초에는 3조7600억 달러 수준까지 줄었다.

그런데 상황이 돌변했다. RP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했다. Fed가 뛰어들어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Fed의 대차대조표는 QE 할 때처럼 가파르게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스텔스 QE’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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