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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강희석의 '턴어라운드 승부수', 위기의 이마트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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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강화해 마트 본연의 색깔찾기

특수채소존·체험형 수산코너 인기

AI 활용해 상품구성 최적화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위기 상황을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본연의 경쟁력을 찾아야 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초 강희석 이마트 대표(사진)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2009년부터 이마트에 대해 컨설팅을 하면서 정 부회장의 고민을 함께 공유해온 강 대표는 곧바로 전략을 수립했다. 유통시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강희석의 'TA 전략'=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는 생존경쟁에서 이마트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로 사업을 재정의하고 '업(業)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턴어라운드(TA) 전략'을 수립해 이마트에 적용하고 있다. 턴어라운드 프로그램의 핵심은 '객수 증대'와 '영업효율 강화'다. 20여가지의 항목을 통해 회사 전반의 구조적인 중점 변화 및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지속해서 추진해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이마트는 강 대표가 직접 TA 전략의 각 항목을 전수 점검하며 실행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점포 리뉴얼 작업에 총 1600억원을 투자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이다.


대표는 이마트의 성장동력을 '그로서리(신선식품) 강화'에 맞췄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확대하고 의류 등 비식품은 과감한 재편을 통해 효율화하고 있다. 과거 신선식품 대신 이익률이 높은 비식품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대형마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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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서리 백화점으로 재탄생= 이마트는 과일과 채소 품종을 늘려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제철 과일인 토마토의 품종을 11가지로 늘려 판매하고 있다. 해외 품종인 허니토마토와 애플토마토 국내 재배 농가를 찾은 것도 성과다. 화성과 상주에 각각 한 곳에서만 재배되는 두 작물은 이마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앞서 이마트는 판매하는 딸기 품종을 늘려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국내 다양한 딸기 품종을 확보해 별도로 '딸기존'을 구성한 결과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딸기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특히 프리미엄 딸기 판매는 21.1% 늘었다.


이색채소를 파는 '특수채소류' 코너도 확대하고 있다. 성수점, 왕십리점 등 수도권 대표 점포 12개점에 '특수채소존'을 개선한 것을 시작으로 이마트는 올해 30여개점에 특수채소류 코너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이마트 매장에는 셀러리, 콜라비, 아스파라거스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특수 채소를 중심으로 20~30여종의 이색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특수채소존을 새롭게 단장한 매장에선 각종 허브류, 판넬, 샬롯, 엔다이브 등 이색채소만 50여종을 판매한다. 1~2월 12개점의 특수채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늘었다. 판넬, 샬롯, 알로에베라 등 이색채소가 포함된 구색양채류 판매 증가율은 153.6%에 달했다.


◆체험형 수산코너 인기= 고객 관점에서 매장을 재편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올 1월 매장 재단장을 마친 이마트 월계점 수산코너는 체험형 매장으로 바꾼 이후 매출이 10% 늘었다. 이마트는 수산코너를 바닷가 포구나 재래시장의 분위기로 연출하기 위해 집기와 진열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다. 단순한 상품 구매 외에도 수산물 산지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제공해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타깃 마케팅을 통해 개인화 및 판매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고객 요구에 맞춰 매장을 재구성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상품 구성을 최적화한다. 강 대표는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한 경영 체질 개선에도 힘쓴다. 투자와 비용의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근본적인 경영체질 개선을 위해 비용 혁신 및 원가절감을 추진해 운영 효율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턴어라운드 프로그램은 중장기 계획으로, 이마트만의 체계를 만들어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경쟁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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