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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로나 대응이 최우선"…수장 취임·기념식 사라진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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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은행 수장들 최근 잇따라 연임·취임

코로나19 비상 속 취임식 등 세리머니 사라져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주요 금융지주ㆍ은행들에서 수장 교체나 새로운 임기 시작에 따른 취임식ㆍ기념식 등 세리머니가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가급적 자중하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대신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관련한 현장점검 등 당면한 실무에 즉각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주총을 통해 새로운 3년 임기를 시작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현재 가동 중인 코로나19 관련 비상대응 체제를 점검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그룹사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 'C-레벨' 임원이 모두 참여하는 코로나19 대응 관련 비상회의를 매일 주재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워낙 비상한 상황이고 정부와 민간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집중도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행보는 생각하기가 어렵다"면서 "경제적으로 역할이 남다른 금융지주는 더욱 적극적으로 이런 흐름에 발맞춰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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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왼쪽 두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권광석(왼쪽 세번째) 신임 우리은행장이 지난 25일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대문시장 소상공인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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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이 확정돼 '2기 체제'에 돌입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별도의 취임 관련 행사는 일체 생략할 것을 주문했다. 손 회장은 "주총에서 주주들이 연임을 지지해주신 것으로 형식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신 주총 직후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과 함께 우리은행 서울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했다.


이 곳에서만 300명에 가까운 영세 자영업자가 총 1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대출을 신청했을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손 회장은 이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긴급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지난 24일 취임한 권 행장 또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고객신뢰 회복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에 주력하자는 경영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파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갈음했다.


이날 임기를 시작하는 손병환 신임 NH농협은행장 또한 취임식을 생략하기로 했다. 손 행장은 대신 각 업무영역별 임원ㆍ간부들과의 미팅 등으로 업무파악에 주력하고, 조만간 코로나19 피해 지원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행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달로 취임 1년을 맞은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별도의 세리머니 없이 현업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취임이나 연임, 또는 임기 내 의미있는 시점을 맞아 크고작은 기념 행사를 여는 건 금융회사의 수장으로서 경영의 청사진을 시장에 보여주고 조직의 결속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이런 모습이 싹 사라졌다는 건 지금의 대내외 사정이 그만큼 위태롭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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